통신 속도가 빠른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들도 실제로는 LTE 등 이동통신망보다 와이파이(Wi-Fi, 무선랜)를 더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의 모바일 데이터 전문회사 모비디아는 지난 1∼4월 한국과 미국 등 10개국 LTE 가입자들이 어떤 통신망으로 데이터를 더 많이 사용하는지를 살펴본 결과, 와이파이를 이용한 통신이 전체의 75∼90%를 차지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통신 속도가 빠른 4세대(4G) LTE 시대가 되면 와이파이보다 LTE 사용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이나 통념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4G 가입자의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3세대(3G) 가입자의 갑절 가까이 될 정도로 많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와이파이 사용도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LTE 시대에도 여전히 LTE가 아닌 와이파이가 일종의 기간 통신망 역할을 하는 셈이다.
조사대상국 중 월간 LTE 사용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으로 3GB 안팎이었고, 근소한 차이로 한국이 두 번째로 많은 LTE 사용량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LTE와 와이파이를 합한 데이터 사용량이 12GB로 가장 많았다. LTE 사용량은 3GB 안팎, 와이파이 사용량은 9GB가량으로 와이파이 사용량이 LTE 사용량의 3배였다.
LTE 망의 데이터 속도는 최대 75Mbps로 때로는 일반적인 와이파이보다 더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LTE-A나 최근 상용화한 광대역 LTE-A는 최대 속도가 각각 150Mbps와 225Mbps나 된다.
그런데도 LTE보다 와이파이 사용량이 더 많은 것은 데이터 요금 등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와이파이 존'에서는 와이파이를 먼저 사용하는 습관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비디아의 이번 조사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러시아, 미국, 브라질, 영국, 일본, 캐나다, 홍콩 등 LTE 선도국가들이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