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됐네' 삼성 우완 선발 배영수가 25일 넥센과 경기에서 9회까지 완투하며 통산 120번째 승리가 확정된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대구=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삼성 베테랑 우완 배영수(33)가 4전 5기 끝에 통산 120승 고지에 올랐다. 현역 최다승 행진을 이어갔다.
배영수는 25일 대구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7탈삼진 5피안타(2홈런) 3실점 호투로 14-3 대승을 이끌었다.
완투승으로 개인 통산 120승(95패)을 자축했다. 지난 2000년 데뷔 후 14년 만의 기록으로 프로야구에서는 12번째다. 한용덕 한화 단장 보좌역과 함께 역대 다승 11위에 올랐다. 배영수의 완투승은 2005년 4월2일 롯데전 이후 9시즌 만이다.
그동안 배영수는 120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지난달 21일 롯데전에서 119승째를 따낸 뒤 4번의 등판에서 1패만 안았다. 5월 27일 LG전 5이닝 3실점했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다.
불펜이 돕지 못한 때도 있었다. 지난 5일 KIA전은 5이닝 4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마무리 임창용이 9회말 3실점, 동점을 허용하며 120승이 날아갔다. 18일 SK전에서도 5⅔이닝 9탈삼진 5실점, 9-5 리드에서 내려왔지만 임창용이 불펜이 동점을 내줬다.
이에 배영수는 자신의 힘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불펜진이 등판할 틈을 주지 않고 혼자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9회까지 32타자를 자신의 통산 승수와 같은 120개 공으로 상대했다.
타선도 그동안 불운에 시달리던 배영수에게 일찌감치 힘을 실어줬다. 이승엽의 적시 2루타 등으로 대거 6점을 뽑았다. 그 덕에 배영수는 2회 김민성에게 2점 홈런을 내줬지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삼성은 3회도 5점을 뽑아내는 등 사실상 완투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장단 20안타를 때려냈다.
배영수는 2001년 13승(8패)을 거두며 일약 삼성 에이스로 떠올랐다. 2004년에는 17승(2패) 평균자책점(ERA) 2.61로 정규리그 MVP까지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현대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 기록은 지금도 회자되는 역투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로 2007년 한 시즌을 통째로 쉰 뒤 하락세를 보였다. 2009년에는 고작 1승을 거두며 무려 12패, ERA 7.26을 찍었다. 시속 150km 안팎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던 강속구가 사라졌다.
배영수는 그러나 2012년 12승(8패)을 거두더니 지난해는 14승(4패)으로 9년 만에 다승왕에 복귀했다. 구위는 떨어졌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볼 배합, 경험으로 버텨내고 있다.
배영수의 역투 속에 삼성은 2위 NC에 4경기 차 선두를 유지했다. 넥센은 선발 금민철이 2⅔이닝 동안 12피안타 11실점(5자책)하면서 최근 4연승이 멈췄다.
KIA는 광주 홈에서 SK를 5-4로 눌렀다. 선발 양현종이 6이닝 9피안타 4실점했으나 9승째(4패)로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선동열 KIA 감독은 통산 1100번째 출장 경기를 자축했다.
NC는 LG와 잠실 원정에서 3-1로 이겼다. 선발 이재학이 6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7승째(4패)를 따냈다. 모창민이 2회 투런포, 이호준의 4회 솔로포 등 홈런 2개가 터졌다. LG는 전날 NC 선발 찰리에게 한국 프로야구 14년 만의 노히트 노런 대기록을 내준 데 이어 연이틀 무기력하게 졌다.
롯데는 대전 한화 원정에서 9-3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