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 전체 관통하는 친일, 친미, 반민족적 역사관 보여줘
- 반론권 보장위해 4번이나 인터뷰 요청했지만 문 후보자가 거절
- 공직자 인사 검증 보도에 대한 방통위 심의 전례 없어
- 최근 임명된 방통심의위원장, 박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일해
- 객관적 심의해 줄지 큰 기대하기 어려워
- KBS, 권력 자본 견제 보도 살아나고 조직에 숨통 트이기 시작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25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철민 (KBS 기자협회장)
◇ 정관용> 문창극 총리 후보자 낙마한 가운데, 이 친일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KBS 보도가 논란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KBS 보도가 짜깁기를 통해 전체 발언취지를 왜곡했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면서 제재 여부를 가리기 위해 7월 1일 심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죠. KBS 기자협회의 입장 듣습니다. 지난 20일 기자협회장으로 선출된 김철민 회장 연결합니다. 김 회장, 나와 계시죠?
◆ 김철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네. 김 회장께서도 그 강연 동영상 전체를 다 보셨죠?
◆ 김철민> 네, 봤습니다.
◇ 정관용> 문창극 전 후보자도 악의적 왜곡이고 짜깁기다라고 했었고. 지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그런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에 심의한다는데. 악의적 왜곡이라고 하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철민> 그런 지적은 전혀 온당하지가 않죠. 강연 동영상 전체 길이가 64분입니다. 그런데 뉴스 특성상, 방송 뉴스 특성상 발언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서 보도하는 게 불가피합니다. 다 짜깁기라고 하고 또 왜곡이라고 하는 건 강연 전체의 맥락을 왜곡을 해서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을 하도록 작위적으로 편집하는 걸 말하는데요. KBS 뉴스는 강연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논리, 그러니까 친일이라든지 친미라든지 반민족적인 역사관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만 요약하고 밝혀낸 겁니다. 따라서 짜깁기가 아니고 핵심을 요약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64분 내내 그런 친일, 친미, 반민족적 인식이 다 드러나더라?
◆ 김철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 어쨌든 그건 해석하기 나름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그리고 또 하나 문제되는 게 문창극 전 후보자한테 반론권을 줬느냐, 주지 않았냐. 이건 어떻게 하셨습니까, 실제로?
◆ 김철민> 그 반론권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닙니다. KBS는 문창극 후보자 반론을 듣기 위해서 보도 당일이었던 11일 날 문 후보자를 찾아가서 최선을 노력을 다했습니다. 취재기자가 직접 서울대 강의실을 찾아가서 기다렸다가 인터뷰를 시도를 했지만, 거절을 당했고요. 문 후보자께서 청문회 준비하신다고 정부종합청사 별관으로 가셨는데요. 거기에 또 쫓아가서 다시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또 거절하셨어요. 보도 취지를 정중하게 설명을 드리고 후보자님 답변이 꼭 필요하다, 이렇게 다시 또 설득을 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이 없었고요. 총리실 공보실장을 통해서 또 다시 서면으로 후보자님 답변이 꼭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나중에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 이것이 공식입장이다.’ 이렇게 쪽지가 하나 왔습니다. 그래서 또 기다렸다가 밤 8시 퇴근길에 똑같은 질문을 또 했는데 결국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세 번, 네 번, 문 후보자님한테 답변을 요청을 했는데 끝내 거부당했습니다. 반론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지적은 수긍하기 어려운 겁니다.
◇ 정관용> 그 청문회에서 답하겠다고 하는 답변은 보도를 하셨었나요?
◆ 김철민> 청문회에서 무슨 답변을 하실지 저희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청문회에서 보도를 하겠다 하는 요지의 답변은, 보도는 저희들이 충실히 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그런데 지금 7월 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일단 민원이 다수 제기됐기 때문에 심의를 하겠다라고 하는 입장인데.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김철민> 공직자 인사검증 보도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를 한 전례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법률에 의해서 설치된 일종의 준정부기관입니다. 방송사에 여러 가지 징계를 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죠. 따라서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심의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거죠. 이번에 새로 임명된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과거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계셨던 분이고.
◇ 정관용> 박효종 위원장이시죠?
◆ 김철민> 네, 그렇습니다. 또 대표적인 뉴라이트 보수 성향의 학자분인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문창극 후보자와 관련된 KBS 보도에 대해서 과연 얼마나 객관적으로 심의를 해 주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실 큰 기대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 정관용> 인사검증 보도가 심의대상이 된 게 이번이 최초입니까?
◆ 김철민>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심의과정에는 KBS 분들도 참여하시나요? 가서 무슨 반론을 하거나 할 그런 기회가 주어집니까?
◆ 김철민> 서면으로 자료를 요청을 해서 서면으로 제출을 하고요. 심의 과정에는 당사자가 직접 부를 경우에 서면으로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지금 부를지 안 부를지는 모르는 상태고.
◆ 김철민> 네.
◇ 정관용> 어쨌든 심의를 하겠다고 하니까 그 과정을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그나저나 모신 김에 KBS가 지금 사장 사퇴한 이후에 보도국의 분위기나 이런 건 좀 바뀌었습니까, 어떻습니까?
◆ 김철민> 네,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우선은 뉴스나 프로그램이 달라지고 있고, 둘째는 조직이 바뀌고 있습니다. 문창극 총리 검증 보도나 또 어제 시사기획 창에서 ‘재벌들의 미국 부동산 보유 실태’ 이런 걸 보도했는데요. 이런 걸 보듯이 권력이나 자본에 대한 견제, 검증 보도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요. 또 얼마 전 밀양 송전탑 주변 주민들 같은, 그런 이웃의 약자들 목소리가 뉴스에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건 진정한 국민의 방송이 되기 위한 희망적인 신호다, 이렇게 해석을 하고요. 둘째는 조직의 변화인데요. 일부에서는 사장 퇴진 이후에 KBS가 일종의 무슨 해방구다, 무정부 상태다, 이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잘 작동이 되고 있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조직에 숨통이 좀 트인다, 이런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네. 과거에 있었던 어떤 외압과 부당한 개입, 간섭 이런 것들은 확실히 사라져가고 있습니까?
◆ 김철민> 네. 일방적인 지시나 복종, 이런 관계가 개선이 되고 있고. 상하 간에 소통하고 화합하고 하는 이런 조직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런 과정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라고 하는 것 자체가 혹시 KBS의 보도를 좀 위축시키는 그런 영향을 발휘하지는 않겠습니까?
◆ 김철민> 사실 걱정이 많은데요. KBS뿐만 아니라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그런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 KBS 추적 60분 천안함 편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정성이나 균형성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경고 처분 내렸습니다마는. 이게 최근 법원에서 부당하다, 이렇게 판결이 나왔거든요 또 CBS에서 김미화 씨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같은 이유로 주의를, 주의 처분을 내렸지만 이것도 역시 법원에서 부당하다, 이렇게 판결했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 정파적인 표적 심의를 통해서 재갈을 물리는 이런 시도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심의 착수에 대해서 혹시 KBS 기자협회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신 게 있나요?
◆ 김철민> 현재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되는지 집행부 구성이 아직 다 안 돼서요.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논의 중이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철민> 네.
◇ 정관용> KBS 기자협회장. 지난 20일, 그러니까 며칠 전에 선출되셨군요. 김철민 회장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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