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문창극 두 총리 후보의 연속낙마와 정홍원 총리의 유임 이후 새누리당은 어느 누구도 넘을 수 없는 현행 '청문회탓'이라며 T/F 까지 만들기로 한 반면 야당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라며 청문회 제도 개선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다음 주에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시작으로 야당과 함께 실효적이고 생산적인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 가서 보고한 내용과 거의 흡사한 내용을 비대위원들에게도 전했다.
이 원내 대표는 또 청문회의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못한 채 문 전 후보자가 낙마한 것을 거론하며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친박 실세인 윤상현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밝혔던 '인사청문회 이원화' 구상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인사청문회 이원화는 1차 비공개로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고 2차 공개로 업무 능력이나 자질을 검증하는 형태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비대위원들 대부분은 인사청문회 제도 개혁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고, 이 원내대표는 청문회 제도개선 TF팀을 당내에 즉각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두 총리 후보의 연속낙마와 사표를 제출한 정홍원 총리의 유임책임을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의 탓으로 돌리고 청문회 제도 개선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반면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인사청문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 것과 관련해 반발이 거세다.
26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고위정책회의에 참석한 박영선 원내대표는 인사 청문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25일 오전 국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대표 시절 '야당이 반대당이다. 야당이 반대하지 않으면 누가하겠느냐?'며 2006년 인사청문회를 거부한 바 있다"라며 "제눈의 대들보 안보이고 남의 눈 티끌만 찾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급한 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고치는 것이다"라며 "반쪽(여당)만 만나지 말고 야당 대표도 만나서 청와대 문제점이 무엇인지 들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인사청문회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망가진 것이다"라며 "인사 참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검증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며 여당 일각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영록 의원은 "인사 참사 책임에 대한 남 탓 물타기다"라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국회마저 깜깜이 인사에 들러리로 전락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연속되고 있는 인사참극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두고 여야의 생각이 이렇게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