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모 의대 교수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30일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유병언씨가 그 당시 미리 (순천으로) 가기로 돼 있는 상황에서 (이씨가) 차에 (함께) 탄 것뿐"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일 유씨가 경기도 안성에서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도주할 당시 벤틀리 승용차에 동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같은 달 10일과 20일 두 차례 더 유씨가 은신한 별장에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20일 유씨와의 만남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니 목포에 있는 일반 신도 집으로 (은신처를) 옮기자'고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측 변호인은 그러나 유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은신처 이동을 제의한 것만으로는 범인도피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또 이씨가 지난달 18일 금수원 내부를 처음 언론에 공개하면서 취재진에 거짓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고의가 없었고 미리 준비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고 1주일 정도 지난 이후 유 전 회장과 마지막으로 금수원에서 만났다"면서 "큰 소리로 부르면 유 전 회장이 나올 지도 모른다"고 말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이씨는 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28억5천만원 상당의 유씨 사진을 매입한 혐의(범인은닉도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26일 이씨가 교수로 근무 중인 모 의과대학 사무실에서 신병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