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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이 몰린 KBS 사장 공모 지원자 중 6명이 면접대상 후보자로 압축됐다.
KBS이사회는 2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서류심사를 벌여, 최종 면접 대상자로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류현순 KBS 부사장, 이동식 전 KBS미디어 대표, 이상요 KBS 팀장(PD), 조대현 전 KBS미디어 사장,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워회 부위원장 등 6명을 선정했다.
KBS이사회는 오는 9일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KBS 사장 후보 1명을 선출해청와대에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오늘 Why뉴스)에서는 "30 : 1의 경쟁률 KBS 사장 선출, 왜 주목 받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30명이 지원을 했는데 어떻게 6명으로 압축을 했나?= KBS이사회가 2일 서류심사를 한 뒤 투표를 했다. KBS이사가 모두 11명인데 이사 1인당 3표씩 투표를 했고 상위 6명을 면접대상으로 압축한 것이다.
전체 33표 중 조대현 후보가 7표, 홍성규 후보가 6표, 고대영. 이동식. 이상요 후보가 각 4표, 그리고 류현순 후보가 3표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5표는 사표 처리됐다.
(자료사진)
▶ 누가 후임 사장으로 유력한가?=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일단 예심에서 1위와 2위를 한 조대현 후보와 홍성규 후보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 중 가장 주목을 받는 후보는 KBS에서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지낸 홍성규 후보로 사장후보 공모 이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 됐다.
KBS 이사회 이길영 이사장이 강력히 밀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고 방통위 상임위원에 여당 몫으로 추천됐던 만큼 여권과도 교감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다만 새 노조의 '사장 부적격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점과 지난 3월 차관급인 방통위 상임위원 3년 기를 마쳐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관피아'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방송계와 정가에서는 류현순 현 부사장을 다크호스로 주목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일단 여기자 출신으로 KBS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점과 현재 사장직무대행이라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일약 KBS보도부문 부사장에 임명됐고 1차 예선에서도 예상과 달리 6배수 후보에 포함됐다는 점이 의외라는 얘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류현순 부사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순 후보는 길환영 체제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조대현 후보는 지난 2012년 길환영 사장과 함께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사장 부적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 이동식 후보와 이상요 후보, 그리고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도 6배수 후보에 포함된 만큼 주목해야 한다.
KBS 이사회는 11명으로 여권추천 7명과 야권추천이사 4명으로 7:4의 구도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여권이사 7명의 표가 갈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번 길환영 사장 해임안이 여권이사 7명 중 3명이 해임안에 찬성하면서 7:4로 가결됐다. 3표의 반란표가 나왔다는 얘기다.
따라서 후임 사장 선출과정에서도 여권추천 이사들의 반란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여권이사들의 표가 갈릴 경우 야권추천 이사들이 특정후보를 밀 경우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S 새 노조는 2일 노보를 통해 KBS 사장공모에 지원한 30명 중 사장부적격자로 8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 어제 KBS노조가 사장 부적격자 8명을 발표했는데 어떤 근거로 선정한 거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통상 'KBS 새 노조'라고 한다. KBS 새 노조는 2일 노보를 통해 KBS 사장공모에 지원한 30명 중 사장부적격자로 8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8명은 △강동순 전 (구) 방송위원회 위원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권혁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류현순 현 KBS 방송부문 부사장 △이정봉 전 KBS 비즈니스 사장 △이화섭 전 KBS 보도본부장 △조대현 전 KBS미디어 사장△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 8명이다.
여섯 명의 면접대상자 후보 중에서 이동식 전 부산총국장과 이상요 전 기획팀장을 제외한,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 류현순 부사장, 조대현 전 부사장, 홍성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 등 4명이 새 노조가 꼽은 사장 부적격 대상자다.
고대영 전 본부장은 김인규 사장 시절 보도본부장을 지내면서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불공정·편파보도 논란 탓에 신임투표를 진행했는데보도본부 소속 양대 노조 조합원 84.4%가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길환영 사장이 보도부문 부사장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류현순 부사장은 길환영 전 사장이 임명해 길 사장 체제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길 전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다 지역총국으로 좌천된 보도본부 간부들을 본사 평기자로 발령 내 '보복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대현 전 부사장은 김인규 전 KBS 사장의 최측근으로 불리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열린 음악회' 등을 만들어 논란을 빚었다.
홍성규 전 부위원장은 KBS 양대 노조의 차기 사장 부적격자 조건인 '방송 및 통신 관련 정부 규제기관에 몸 담았던 자'에 포함된다. 방통위 상임위원이 될 때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의 추천을 받았다.
KBS 새 노조는 이와 관련해 오늘(3일)부터 노조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6명의 후보에 대한 부적격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KBS 새노조 최건일 대변인은 "조합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부적격 후보를 선정한 뒤 반대운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 KBS 사장 선출문제는 KBS 내부의 문제 아니냐? 그런데 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냐?= 단순히 후임 사장을 뽑는 문제라면 KBS 내부의 문제니까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KBS의 상황은 한마디로 국민의 방송인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가 경영하는 이른바 '청영방송'으로 남느냐 아니면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KBS 내부에서는 고위간부에서부터 소장기자들에 이르기까지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KBS의 한 고위간부는 "이번 사장 선출이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바로 설 수 있느냐 없느냐는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의 한 중견기자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지만 결국 대통령은 군사반란의 (12.12, 5.18) 주역인 노태우에게 돌아갔다"면서 "KBS 노동조합이 분리된 뒤 처음으로 힘을 합쳐 보도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을 몰아냈는데 후임사장이 제2의 길환영이 임명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KBS 새 노조가 지난달 24일 <차기 kbs="" 사장의="" 조건과="" 과제="">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새 노조가 KBS 전 직원을 대상으로 6월 19일과 20일, 23일 사흘간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결과(총 투표인원 1,561명 허용오차 95% 신뢰수준에 ±2.5%P) 차기 KBS 사장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77.1%가 정치적 독립성을 꼽았다. 또 차기 KBS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보도 독립성 및 제작 자율성 강화가 69.3%로 압도적이었다.
무엇보다도 공영방송 KBS의 정치적 독립이 중요하다는 의지가 강한 것이다. 길환영 전 사장의 사퇴요구는 세월호 참사과정을 취재한 KBS 막내기자들의 반성문을 시작으로 기자협회의 제작거부와 보도본부 소속 전 보직부장들의 제작거부 동참에 이어서 PD협회, 아나운서 협회, 기술협회, 행정협회 등 길 사장 사퇴요구에 동참했다. 또 KBS 노조가 복수노조로 분리된 뒤 처음으로 공동파업에 나섰고 지금도 양대 노조가 공동으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지난달 25일 KBS사장 조건으로 △정치적 독립성 △방송의 공영성 및 공정성 △방송 및 경영의 전문성 △통합적 리더십 △도덕성 등을 제시했다. 동시에 정당이나 방송 규제 기관, 공직 선거 캠프와 대통령직 인수위에 몸을 담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인사 등의 부적격자 조건도 함께 발표했다.
KBS 길환영 전 사장(자료사진)
▶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후임 사장을 뽑을 수 있나? 청와대의 낙점을 받은 인사가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KBS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방송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KBS 이사 11명 중 과반이 넘는 7명을 정부. 여당이 추천한다. 따라서 KBS 사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낙점한 인사가 돼왔다.
그렇지만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이 이사회에서 가결됐고 KBS 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사퇴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나 정부가 KBS 사장후보 선출에 개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나 방통위 관계자들도 "KBS 차기 사장 선출은 KBS 이사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 개입했다가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S 노조에서는 파업이 철회된 것이 아니라 잠정 중단사태임을 강조한다. KBS 사장 선출에 권력이 개입하거나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 언제라도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KBS 노조관계자는 "청와대 뿐만 아니라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치권의 개입은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KBS 이사회 내부에서도 이사들 간 입장차이가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후보는 어떤 이사들이 밀고 있다거나, 어떤 후보는 누가 밀고 있다는 등의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번에 선임되는 KBS사장 임기는 길환영 전 사장의 잔여임기로 내년 11월23일까지다. 방송법에는 "KBS 사장, 이사 등의 결원이 발생할 경우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를 대신할 사장, 보궐이사를 임명해야 하고 임기는 잔여임기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KBS사장 공모에 30명이 대거 지원한 이유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KBS 사장은 다음달 말 발효되는 방송법 개정안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