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치열한 혈투에서 빛이난 건 120분을 뛴 선수들이 아니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된 네덜란드의 키퍼 팀 크룰(뉴캐슬)이었다.
팀 크룰의 승부차기 선방으로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코스타리카를 누르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팀 크룰은 오로지 승부차기를 위한 골키퍼로, 네덜란드 반 할 감독이 내민 회심의 카드였다.
중요한 순간에 교체돼 부담을 느낄 것 같았지만 팀 크룰은 맡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네덜란드를 구한 영웅이 됐다. 팀 크룰의 두 차례 선방에 힘입어 네덜란드는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팀 크룰은 키퍼 명가 뉴캐슬이 키워낸 명 골키퍼다. 네덜란드 헤이그 출신으로 고향팀 ADO 덴 하그의 유스팀에서 활동하다 뉴캐슬 유스팀으로 이적했다.
네덜란드 U-21 대표에서는 꾸준한 주전 키퍼로 활동했지만 뉴캐슬에서는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셰이 기븐과 스티브 하퍼라는 출중한 키퍼들 때문이었다. 결국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폴커크와 풋볼 리그 1의 칼라일 유나이티드로 임대를 다니며 경험을 쌓았다.
기븐이 떠나고 하퍼가 No.1이 되면서 크룰은 자연스레 No.2의 자리까지 올라섰다. 2010-11 시즌에는 20여 경기를 소화하고, 2011-12 시즌에는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2012-13 시즌에는 마지막 시즌을 앞둔 하퍼에게 1번 저지를 물려받았다
크룰의 강점은 놀라운 반사신경과 긴 팔을 이용한 공중볼 처리이다. 하지만 주발인 왼발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골킥을 한다는 것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는다.
2013-14 시즌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놀라운 선방쇼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토트넘 감독마저 혀를 내두르며 크룰의 선방을 칭찬했다. 이 경기에서 크룰은 14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냈는데, 2006-07시즌 이후 EPL 한 경기 최다 선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