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일 '역사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일본이 중국을 '가상적'으로 보는 역사적 뿌리를 밝히고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일전쟁의 도화선이 된 '7·7사변(노구교(盧溝橋) 사건)' 77주년을 맞은 7일 리쭝위안(李宗遠)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부관장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형식으로 이런 분석을 내놨다.
일본이 중국 침략으로 막대한 손해를 끼쳐놓고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일부 정치인은 침략역사를 부인할 뿐만 아니라 공공연하게 중국을 '가장 위험한 가상적'으로 삼고 있는 데는 몇 갈래의 역사적 뿌리가 있다는 것이 요지다.
신문은 먼저 '나쁜 이웃론'을 들었다. 청일전쟁에서 패한 중국은 일본에 대해 '조그만 나라'에서 '서양과 대등한 동양국가'로 시각을 바꿨고 일본은 중국을 '나쁜 이웃'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일본은 국제사회에 '중국위협론'을 퍼뜨렸고, 이는 '근대 일본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한 멸시관과 맞닿아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일본 지폐에 초상화가 등장하기도 하는 후쿠자와는 이런 멸시관을 바탕으로 "나쁜 이웃은 무력으로 정벌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한 아베 총리가 2기 집권 이후 '일본은 유럽이나 미주 국가와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외교를 펴고 있는 '탈(脫)아시아론'도 군국주의 시대의 유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후쿠자와가 1885년에 펴낸 '탈아시아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당시 '낙후한 아시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아시아에 화(禍)를 입히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적극평화주의'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무기 수출의 원칙을 바꾸고 집단자위권 금지를 해제해 '평화헌법'의 근본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런 '빗나간 역사관'이 침략 전쟁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전후세대, 일본의 전쟁 패배가 중국의 장기항전에 의한 것이 아닌 미국 때문이라는 사고, 경제적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아울러 일본에 역사문제를 제기하는 '역사 카드'는 일본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할 때까지 계속 사용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일관계가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