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경.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현장에 출동한 일부 해양경찰청 구조대가 잠수에 필수적인 공기통을 챙겨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구조를 위한 지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구조대들이 우왕좌왕하다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7일 해경 상황실과 구조대 등 간의 통화 내용이 담긴 4월 16일자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사고 당일 오후 3시 42분 본청 상황실 직원은 현장에 출동하고 있는 한 구조대에 여분의 잠수 장비세트가 있는지 문의했다. 당시 해군 UDT(특수전여단)와 SSU(해난구조대)가 장비 없이 현장에 출동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해군에 장비를 지원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상황실 직원은 "가져가는 장비 중에 장비세트 4세트하고 여분의 공기통이 없냐"고 물었고 구조대는 "공기통은 안 가져간다"고 답했다. 이에 상황실 직원은 황당하다는 듯이 "공기통을 하나도 안 가져간다고? 어쩌려고 공기통을 안 가져가냐"고 재차 물었고 "스타렉스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장비를 많이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구조대 역시 진도에 도착했으나 사고 현장으로 가는 배편이 없어서 목포에서 식사를 하거나 숙소를 알아보고 있었다. 사고 당일 급박한 상황임에도 구조를 지시하는 명확한 지휘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탓이었다.
오후 7시 29분 목포에서 식사를 하던 한 구조대는 "원래는 어디 도착하라고 했냐"는 상황실 직원의 질문에 "현장 가서 서해청 특공대장이 지휘통제를 한다고 하는데 그분하고 연락을 취해봐도 연락은 잘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혼선이 계속되자 본청 상황실 직원은 본청 테러계와 서해청 상황실에 차례로 연락을 해 지휘체계를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테러계는 "특수구조는 특공대장이 있기 때문에 지휘체계를 자동으로 하지만 구조대는 모르겠다"고 답했고, 서해청 상황실도 "저희가 완벽하게는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본청 상황실 직원은 재차 "지금 지휘체계가 안 서있다. 똑 부러지게 대장이면 대장이고, 아니면 3009함이면 3009함이 돼야 하는데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지만 서해청 상황실은 "저도 지금 애매한 상황"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