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누적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 독일과 준결승에 결장한 브라질 수비수 티아구 시우바가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결국 네이마르(바르셀로나)보다 치아구 시우바(PSG)의 공백이 컸다.
브라질은 9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독일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에서 1-7로 패했다.
자국에서 64년 만에 열리는 월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브라질은 주전 공격수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PSG)의 빈 자리를 절감한 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특히 척추 골절로 결장한 네이마르보다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한 시우바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브라질의 주장을 맡아 우승 도전을 이끌던 시우바는 지난 5일 콜롬비아와 8강에서 상대 골키퍼의 골 킥을 방해하다 경고를 받았다. 앞서 멕시코와 16강에서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시우바는 경고 누적으로 독일과 준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독일과 경기에서 브라질은 시우바의 공백을 처절하게 느꼈다. 그의 존재감은 단순한 선수 한 명 이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는 다비드 루이스(PSG)가 임시 주장을 맡아 수비를 이끌었지만 시우바의 빈 자리는 대신할 수 없었다. 또 시우바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단테(바이에른 뮌헨) 역시 100%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반 11분 뮐러의 선제골 이후 리더가 없는 브라질 수비는 무너졌다. 특히 전반 23분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에 두 번째 골을 내준 뒤 완벽하게 중심을 잃었다. 전반 25분과 26분에는 토니 크루스(바이에른 뮌헨)가 연속 골을 터뜨렸고, 전반 29분에는 사미 케디라(레알 마드리드)까지 골 맛을 봤다.
2014 브라질월드컵 독일과 4강전에서 전반전에만 5골을 내주고 고개를 숙인 브라질 선수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월드컵 역사상 경기 시작 30분도 안돼 5골이 터진 경기는 1974년 유고슬라비아가 자이레를 9-0으로 꺾은 경기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당시 두 팀의 맞대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격차가 있었던 반면 브라질과 독일은 현대축구를 대표하는 축구강국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후반 들어 안드레 쉬를레(첼시)에 2골을 더 내주고 0-7로 완패한 브라질에게 이 경기는 치욕적인 역사로 남게 됐다.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5회)을 갖고 있는 브라질이 5골 이상 내준 경기는 193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 전에서 연장까지 치렀던 폴란드와 16강전(6-5 승)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브라질이 A매치에서 당한 최다골 차 패배는 1920년 9월 18일 우루과이에 당한 0-6 패배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브라질이 A매치를 치르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을 당시였기 때문에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7골이나 내준 이 패배는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