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14일 치러진다.
새로운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역학관계는 물론, 당청관계와 대야 관계까지도 바뀔 수 있을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4일 낮부터 서울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당대표를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을 뽑는 전당대회를 연다.
이날 전당대회는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고 6선의 이인제 의원과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 당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 등이 중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또 득표에 상관없이 여성몫의 최고위원이 되는 김을동 의원 외에 김영우 의원, 초선의 김상민 의원, 박창달 전 의원 등이 경선에 나섰다.
당권주자 9명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 현장에서 '정견발표'를 통해 현장 투표에 나서는 대의원들을 상대로 마지막 표심잡기에 나선다.
4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공정선거 서약식에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김수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좌측부터 김태호, 김무성, 이인제, 박창달,김 선거관리위원장, 김을동, 홍문종, 김영우, 서청원, 김상민).(사진=윤창원 기자)
전당대회의 개회는 오후 2시에 이뤄지고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 이후 5시 정도부터 대의원들의 현장투표가 실시된다.
이 현장투표와 선거인단 투표, 여론조사를 합산해 오후 5시 40분쯤 당대표가 발표되고 당선자의 수락연설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이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서청원-김무성 후보 사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불리를 두고 계산기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여당 전당대회 참석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이래 6년 만에 처음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주자유당 시절 대통령이 당 총재를 겸임하는 경우가 많아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야당에 정권을 빼앗긴 뒤부터는 이같은 일이 불가능했다.
청와대는 이번 전당대회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박 대통령의 참관이 특정 당권주자를 돕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청원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박심'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며 내심 반기고 있고 김무성 의원은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당연한 일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는 이미 끝났고 현장에 참석할 대의원 6천여명도 사실상 이미 표의 향방을 결정하고 있어 박 대통령의 전대참석이 큰 변수가 되지 않을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어찌됐든 이날 오후 6시 가까이 돼서 나오게 되는 당대표 경선 결과는 향후 당내 역학관계와 당청관계, 대야 관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친박계 원로인 서청원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까지 최고위원이 된다면 이른바 친박주류의 당내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당청 관계는 수평적인 견제보다는 '수직적인 관계'로 굳어지면서 당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
반면 '원래 친박'이었다고는 하지만 최근 비박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김태호 의원이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내 주류가 이른바 친박에서 비박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청 관계는 '수평적 견제와 균형관계'로 변하지만 당청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야 관계는 서청원, 김무성 두 양강주자 모두 성품이나 과거 경력등으로 볼때 비교적 무난한 형국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양강 주자 사이에 득표율이 격차가 작으냐 커지느냐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확 바뀔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에 실시된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의원이 대표가 되고 홍준표 의원이 2.2% 차이로 차점자가 된 이후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당내 역학관계가 불안정해 진 적이 있다.
앞서 김무성 의원은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대표가 되겠다. 낮고 어두운 곳을 먼저 찾아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면서 "여의도라는 섬에 갇힌 당대표는 절대 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서청원 의원은 "당대표가 된 뒤 1년간의 성과에 대해 당원들의 평가를 받아 신임을 묻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이는 내가 사심없이 당을 운영한다는 각오의 일환"이라며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양강 주자들은 그러나 당권 경쟁과정에서 발생한 과열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각각 그동안 보여줬던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씩 물러섰다.
서청원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서로 감정 상한일이 있다면 미안하다. 그러나 선거 때는 치열하게 하는 것이고 평상시로 돌아가면 형님아우가 되는 것"이라면서 "김 의원이 대표가 되면 선배로서 7.30 재보선 등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김 의원이 져도 똑같이 협조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왼쪽)의원, 서청원 의원
김무성 의원은 "정치 입문시절부터 늘 함께 해온 존경하는 서청원 선배님과도 힘을 모아 나가겠다. 다른 후보의 캠프에서 활동했던 분들도 포용하겠다"며 "경선 중 본의 아니게 우리가 입은 모든 상처를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1인 2표제로 실시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선거인단의 투표비중이 70%이고 일반 여론조사 30%가 각각 반영된다.
선거인단은 모두 20만 4,342명으로 대의원이 9,351명이고 책임당원이 14만 4,114명, 일반당원 4만 1,034명, 청년 9,843명으로 구성된다.
여론조사는 12일 시작돼 전날까지 진행됐고 선거인단 투표는 전날 오후 6시에 마감됐다.
이번 선거인단 투표율은 29.69%로 집계됐다.
경선 선거인 수 19만 4,299명 가운데 5만 7,692명이 투표에 참가해 29.6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경북으로 2만 2,849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1,313명이 투표에 참석해 39.79% 투표율을 기록했고 경남이 1만 6,479명 가운데 6,392명이 참가해 38.8%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던 곳은 대전으로 선거인단 5,984명 가운데 883명만 투표에 참가해 14.76%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편 부산은 1만 6,462명 가운데 5,494명이 투표에 참가해 33.37%의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들 선거인단의 투표는 14일 오전 12시쯤 부터 개표가 시작된다.
이어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을 상대로 현장 투표가 실시된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일반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 현장투표를 합해 1위 후보가 당대표인 대표최고위원이 되고 나머지 4위까지 후보가 최고위원이 된다.
하지만 여성 몫 최고위원은 등수와 관계 없이 김을동 의원에게 돌아가게 돼 있어, 남성 후보자들은 4위 이내에 들어야 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