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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아들 한번만 만져보게 해주세요"

    헬기추락사고 순직소방관, 강원도 장례식장에 안치

    안치실로 향하는 순직대원들의 관을 붙잡고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우리 아들 한번만 만져볼게요, 제발 만져보게 해주세요"

    19일 오후 강원도 춘천 강원효장례식장.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소방본부 1항공구조대 대원들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량이 도착하자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대원들을 기다리던 유족들은 장례식장 입구에서 운구차량의 싸이렌소리가 들리자 오열하기 시작했다.

    고 신영룡 소방장의 노모는 관이 운구차량에서 내려지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오빠를 향한 여동생의 절규는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우리오빠 한번 만져볼께요. 만져보게 해 주세요"

    한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아 순직대원들을 애도하고 있다.

     

    고 이은교 소방교의 어린 자녀들은 상황이 어색한 듯 눈치만 살피다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아빠의 뒤를 따라 안치실로 향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례식장 곳곳에서도 눈물과 한숨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고 정성철 소방경의 친구들은 영정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정 소방경에게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친구 김윤식(53) 씨가 추억하는 정성철 소방경은 순수의 기억이다.

    "성철이와 20년을 한 동네에서 살면서 들에서 메뚜기 잡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우리 곁을 떠났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사랑스럽고 착한 친구였는데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고 안병국 소방위의 외숙모 이인순(65) 씨는 성실히 살아온 조카의 죽음이 아직도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들도 건강하고 열심히 일해 집도 마련하고... 이젠 마음 편히 여행다니면서 행복하게 살겠다고 했는데 너무 아깝고 안쓰러워요. 집안 장남으로 큰 기둥이자 보배였는데…"

    광주를 출발해 19일 오후 강원도 춘천에 도착한 운구차량을 향해 순직대원들의 동료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동료 대원들도 조문을 마쳤지만 장례식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고 이은교 소방교의 2년 후배인 주영경(30·영월소방서) 소방사는 "이 선배가 순직 직전 페이스북에 올렸던 소방 환경과 처우에 관련해 국가에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나머지 몫은 남아있는 소방사들이 할테니 편안히 가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전했다.{RELNEWS:right}

    이날 故 정성철 소방령에게는 녹조근정 훈장이, 박인돈 소방경과 안병국 소방위, 신영룡 소방장, 이은교 소방교에게 옥조근정 훈장이 추서됐다.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강원도청 별관 앞 광장에서 거행된다. 순직 대원들은 영결식을 마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강원도는 장례식장 분향소와는 별도로 20일 도청 별관에 분향소를 설치해 25일까지 시민들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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