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을 놓고 서방 세계가 러시아를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며 계속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번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피격에 사용된 미사일 시스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측에 넘겨준 것이라고 대놓고 비난했다.
케리 장관은 20일(현지시간) CNN과 ABC 등 미국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여객기를 격추시킨 미사일은 SA-11 지대공 미사일이며 이 미사일 시스템은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측에 넘겨준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지난 몇달 간 무장 차량과 탱크, 로켓 발사대, 대포 등이 반군 세력에 계속 넘겨졌으며 SA-11 미사일 시스템은 여객기 피격이 발생하기 몇 시간 전까지 사고 현장 인근에 배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군측에는 피격이 발생한 지역과 시간대에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없었던게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반군측이 피격 직후 자신들의 공격을 자랑스러워하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랐다가 나중에 민간 항공기로 밝혀지자 관련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분리주의자들이 지난 한달간 격추시킨 항공기는 12대에 달한다고도 했다.
케리 장관은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 무장, 훈련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반군 세력을 통제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에게 SA-11 미사일 시스템을 비롯한 군사 장비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발사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면서도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피격됐으며 반군은 러시아로부터 꾸준히 지원을 받아왔다"며 러시아 책임론은 강하게 제기했었다.
케리 장관은 이제 러시아에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국제 조사단의 사고 현장 접근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조치를 러시아에 촉구했다.
그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주권을 침해하고 반군에 군사적 지원을 한 직접적인 결과가 지금 러시아가 처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BBC는 169구의 시신이 열차에 의해 추락 지점 인근 토레즈로 옮겨졌다고 보도했고 USA 투데이는 시신들이 적절하게 수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국제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