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이라 살살 했다고요' SK 에이스 김광현(왼쪽)은 지난 18일 올스타전에서 이스턴 선발 투수로 나와 2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사진은 올스타전에 앞선 행사 때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가운데)와 장난치는 모습.(자료사진=SK 와이번스)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두산의 경기가 열린 24일 잠실구장. 경기 전 훈련을 마친 SK 에이스 김광현은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던 중 지난 18일 올스타전 얘기가 나오자 손사래를 쳤다.
당시 김광현은 이스턴(동군) 올스타 선발 투수로 나와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 3자책점했다. 경기 전만 해도 김광현은 "투수 MVP 나온 지 얼마나 됐죠?"라고 물으며 자못 의지를 내비쳤던 터였다. 그러나 홈런 2방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 2010년 올스타전 ⅓이닝 6실점에서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명예 회복에는 조금 못 미쳤다.
이에 대해 김광현은 "원래 살살 던지려고 했다"면서 마음을 비웠던 사실을 털어놨다. 김광현은 "웨스턴 올스타 선발 타자 9명이 모두 와서 '살살 던지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올스타전의 흐름이 바뀐 것도 똑똑히 느꼈다. 김광현은 "예전에는 다들 살살 했는데 올해 보니 나만 빼고 다들 전력을 다해 던지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나는 계속 시속 125km 정도로 던졌는데 그동안 많이 달라졌다"고 웃었다.
김광현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올스타전에 나선 이후 4년 만에 별들의 잔치에 합류했다. 2년 전부터 올스타전 풍속도가 달라졌다는 말에 김광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올스타전은 그동안 타자들의 득세해왔다. 역대 33번 올스타전 중 투수 MVP는 1985년 김시진 롯데 감독과 1994년 정명원 KT 코치, 두 번뿐이었다. 후반기를 감안해 최대 2이닝 정도만 던지는 현 추세에서 투수들이 MVP를 타기란 쉽지 않다.
김광현도 이를 알고 있다. "미스터 올스타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타자 올스타"라면서 김광현은 "투수들은 아무래도 후반기 첫 등판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타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후반기 첫 등판한 김광현은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돼 1이닝만 던졌다.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넥센과 홈 3연전에 등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