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증언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옥선(87)·강일출(86) 할머니가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州) 글렌데일시(市) 시립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글렌데일시의 소녀상은 지난해 7월30일 가주한미포럼(대표 윤석원) 등 한인단체의 주도로 건립됐으며,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 편 소녀상과 마찬가지로 김운성·김서경 부부 작가가 제작했다.
특히 이 소녀상은 해외에 세워진 1호 작품이고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상징물이 미국 서부지역 지방정부 공공부지에 들어선 것도 처음이었다.
두 할머니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소녀상을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어 소녀상을 어루만지면서 "너무 고맙다. 죽기 전에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RELNEWS:right}
이옥선 할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이 얼마나 원통하겠느냐"면서 "죽어서라도 (일본 측으로부터) 사죄를 받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이 할머니는 "사람들은 모두 해방이 되어 좋아했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일본과) 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알아줘 죽어도 원이 없다"고 밝혔다.
강일출 할머니는 극우파 일본계 단체 '역사의 진실을 추구하는 세계 연합회'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자기네 땅도 아닌 미국 땅에 세워졌는데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네 나라도 아닌 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는데 무슨 상관이냐"면서 "전 세계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두 할머니는 '평화의 소녀상' 방문을 마치고 인근 중앙도서관 내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한국만화기획전을 감상했다. 이 기획전에는 지난 1월 말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출품된 '지지 않는 꽃' 등이 전시돼있다.
두 할머니는 이어 도서관을 찾은 글렌데일시 시민에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증언했다.
한편, 두 할머니는 이날 저녁 로스앤젤레스 시내 가든 스위트 호텔에서 열리는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