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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를 밝혀달라"는 학생들의 절규

칼럼

    "친구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를 밝혀달라"는 학생들의 절규

    • 2014-07-29 17:57

    [노컷 사설]

    28일 오후 세월호 참사 생존 단원고 학생들이 경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증언한 뒤 귀가하고 있다. 안산=사진공동취재단

     

    "우리는 단순히 수학여행 길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사고 후 잘못된 대처로 이렇게 많은 목숨을 잃은 것이다."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 공판에 참여한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증언은 다시 한번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생존 학생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해경이 있었다. 해경은 나오라고도 하지 않고 배에 오르지도 않았다. 구조 전문가들인 그들을 믿었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힌 학생은 “밖으로 나오면서 친구들이 안에 많이 있다고 했는데도 해경은 바라보기만 했다. 우리를 구조한 건 해경과 선원이 아닌 친구였다”고 울먹였다.

    "대기하다가 탈출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으니 처음부터 대피하라고 했으면 훨씬 많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이같은 절규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넉달이 다 돼가지만 바뀐 것은 없다.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는 세월호 관련 입법과 진상조사가 몇 달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는 90일이라는 사상 최장의 조사기간을 정했지만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청문회가 열린다고 하지만 청문회에 나설 증인에 대한 합의도 이루지 못해
    알맹이 없는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지난 16일까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합의했던 세월호 특별법은 아직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한데는 여야 공동의 책임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책임이 크다. 사법체계가 흔들린다며 수사권 부여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미루다가 이제는 특검의 추천권 문제를 놓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세월호 사건은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더니 이어 친박 핵심인 홍문종 전 사무총장도 29일 세월호 참사는 "일종의 해상 교통사고"라고 거듭 주장했다.

    단순한 말실수가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시각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확실히 달라지게 하겠다, 국가대혁신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집권 여당은 시간 끌기와 버티기로 일관하는 듯하다.

    “승무원 처벌도 중요하지만 친구들이 왜 그렇게 돼야 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밝혀달라”는 한 학생의 절규에 새누리당과 정치권은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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