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선임병에게 구타를 당한 뒤 숨진 한 일병에게 물고문과 가래침 핥기 등 상습적인 가혹행위가 가해진 사실이 군 수사결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군 수사 당국에 따르면 지난 4월 7일 사망한 경기도 연천지역 육군 모 부대 소속 윤모(23) 일병은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구타를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이 당시 윤 일병을 구타한 이모(25) 병장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은 지난해 12월에 전입해온 윤 일병에게 누운 상태에서 물을 부어 고문하는가 하면 가래침을 핥아먹게 했다.
또, 새벽 3시까지 잠을 재우지 않고 기마자세로 서있도록 하는가 하면 치약 한 통을 통째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함께 이 병장의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구타가 가해지는 과정에서 의무 부사관인 유모(23) 하사는 이를 인지한 것은 물론 2회 이상 구타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이처럼 선임병은 물론 간부까지 가담한 가혹행위와 구타에 시달리던 윤 일병은 지난 4월 6일 오후 내무반에서 음식을 먹던 중 선임병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의식을 잃었다.
윤 일병은 곧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구타로 인해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돼 발생한 뇌 손상으로 결국 다음날 사망했다.
수사결과 윤 일병이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는 등의 진술이 나왔지만 관심사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이 병장 등 병사 4명과 유 하사 등 5명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연대장과 대대장 등 간부 16명을 징계했다.
육군 관계자는 "상상하기 힘든 가혹행위 사실이 드러나 군 당국도 충격"이라며 "해당 소대 소대장은 물론 간부들의 지휘책임을 물어 모두 16명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물고문과 가래침 핥기 등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가혹행위와 구타가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이것이 결국 한 장병의 사망으로 이어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군의 사병관리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