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으니 괜찮아요' LA 다저스는 올해 트레이드 시장의 패자로 분류되는 분위기지만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왼쪽부터) 등 막강 3선발의 존재감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자료사진=다저스 트위터, 임종률 기자)
1일(한국 시각) 마감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시장. 거물급 선수들의 이동이 이뤄진 가운데 트레이드 시장의 승자와 패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일단 오클랜드와 디트로이트가 올해의 승자로 꼽힌다. 오클랜드는 보스턴 에이스 존 레스터와 외야 자원 자니 곰스를 얻었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자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내주긴 했으나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확실한 전력 보강을 했다. 이미 제프 사마지아와 제이슨 해멀, 두 선발을 영입한 오클랜드는 단숨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디트로이트도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사이영상 출신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영입했다. 맥스 슈어저, 저스틴 벌렌더 등 기존 막상 선발까지 사이영 트리오를 꾸렸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27)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트레이드 시장의 패자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이번 시장에서 한 건의 트레이드도 성사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했던 선발과 마무리 영입과 복잡한 외야진 정리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다저스도 소득이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폭스스포츠'는 2일 '트레이드 시장에서 침묵에도 다저스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팀 상황에 굳이 큰 변화를 줄 필요는 없었다는 내용이다. 팀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유망주들을 온전히 간수했고, 외야진 정리도 해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다저스는 불안한 4, 5선발과 불펜 보강을 원했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 등 막강 3선발을 보유했으나 이후가 썩 미덥지는 못한 상황. 부상 이후 페이스가 떨어진 조시 베켓과 최근 부진한 댄 해런이다. 필승 불펜 브라이언 윌슨의 부진도 걸리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다저스가 원했던 레스터나 프라이스를 데려오려면 상당한 수혈을 감수해야 했다. 폭스스포츠는 "작 페더슨, 코리 시거, 훌리오 유리아스 등 유망주 3인방 중 2명 이상을 내줘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포 맷 켐프 카드도 다른 팀에서는 시큰둥했다.
이에 다저스는 팀의 미래를 지키기로 결단을 내렸다.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희망을 갖지도 않았지만 팀에 큰 변화를 주려는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없어도 잘 나가…켐프도 맹타 모드
그도 그럴 것이 다저스는 1일까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질주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와 3.5경기 차 여유를 가질 만한 성적이다. 여기에 커쇼(13승2패)-그레인키(12승6패)-류현진(12승5패) 등 3선발은 메이저리그 최강이라 할 만하다. NL 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켐프 문제도 해결이 되는 추세다. 역시 7월 타율 3할2푼5리로 살아나는 데다 원래 포지션인 중견수보다 우익수 자리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켐프는 "팀이 1위를 한다면 어디든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4, 5선발 보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소 복잡하기는 하지만 '웨이버 공시'를 통한 8월 트레이드가 있기 때문이다. 콜레티 단장은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면서 "그때까지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고 여지를 남겼다.
폭스스포츠는 "팀이 잘 되기만 한다면 (트레이드 시장에서) 잘못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저스가 과연 올해 트레이드 시장의 최후 승자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