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곤조 없어도 막았어야 했는데....' 3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주전들의 공백은 끝내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3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7회까지 6탈삼진 9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막아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상의 호투였다.
하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7회 뼈아픈 점수를 내주며 2-2 동점을 허용했고, 7회말 다저스가 끝내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류현진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겨주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는 팀 내 최고 타자 2명이 빠져 고전이 예상됐다. 전날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야시엘 푸이그와 애드리언 곤잘레스다. 이들은 전날 주루 플레이 도중 각각 왼 허벅지와 오른 무릎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3일 경기 선발에서 빠졌다.
푸이그는 전날까지 타율 3할1푼9리, 62득점으로 팀에서 가장 높았다. 곤잘레스도 15홈런 71타점으로 팀 최다 기록이었다.
중심 타자 2명이 빠진 다저스 타선은 헐거웠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곤잘레스 대신 1루를 맡은 저스틴 터너와 푸이그 대신 중견수로 나선 스캇 반 슬라이크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회 다저스는 터너와 핸리 라미레스의 안타로 1, 2루를 맞았다. 그러나 맷 켐프가 삼진, 반 슬라이크가 내야 땅볼에 그쳐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켐프는 4회 역전 2점 홈런으로 제몫을 해냈다.
'너희들만 있었어도...' 전날 경기 중 부상을 당해 3일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 선발에서 제외된 LA 다저스 주포 야시엘 푸이그(왼쪽)와 애드리언 곤잘레스.(자료사진)
무엇보다 5회 추가점 기회가 아쉬웠다. 다저스는 선두 타자 디 고든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터너가 진루타는커녕 유격수 병살타를 때려내 찬물을 끼얹었다. 후속 라미레스의 2루타가 터진 것을 감안하면 진한 여운이 남는 장면이었다.
7회말도 다저스는 1사에서 고든이 안타로 출루했으나 터너가 삼진에 그쳐 기회를 잇지 못했다. 결국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치며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다저스는 7회 선두 타자 류현진 대신 푸이그를 대타로 냈다. 푸이그는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기회를 만드는 듯했지만 어이없는 견제사를 당했다.
견제구 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해야 하는 기본을 지키지 않은 푸이그의 잘못도 있었지만 대타 출전으로 경기 감각이 완전치 않은 탓도 있었다. 건강한 푸이그와 곤잘레스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3일 클리블랜드와 홈 경기 때도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7이닝 2실점 이후 불펜이 방화하기도 했지만 푸이그, 곤잘레스에 라미레스, 후안 유리베 등 주전들이 선발에서 빠진 다저스 타선의 빈약한 지원도 영향이 있었다.
한 달이 지나도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류현진은 똑같이 7이닝 2실점 쾌투를 펼쳤으나 주전이 빠진 듬성듬성한 타선이 도와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