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야 할 텐데...' 7일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1루수로 나선 넥센 외국인 선수 비니 로티노(왼쪽)와 염경엽 넥센 감독.(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두산전이 열린 7일 잠실구장.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비니 로티노(34)가 선발 1루수로 나선다고 밝혔다. 주전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올 시즌 로티노의 첫 선발 1루수 출전이다. 이전까지는 대수비로 나섰다. 로티노는 유격수를 제외한 전 내야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고, 외야는 물론 포수까지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화제를 모았다.
염 감독은 "후반기 및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것이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주전들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로티노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요긴할 때 쓸 요랑이다.
하지만 사실 로티노는 확실한 포지션이 없는 상황이다. 멀티 플레이어라고는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의 의미도 포함돼 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팀 안에서 '저니맨'으로 볼 수 있다.
염 감독은 "좌익수로도 쓸 수 있지만 수비가 불안해서 중요한 경기면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1루를 보면 박병호가 좀 쉴 수 있고, 포수로는 박동원, 허도환에 이어 백업"이라고 강조했다.
로티노는 올해 59경기 타율 3할1푼8리 1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타자라고 하기에는 좀 손색이 있는 성적이다. 거포형 용병이 대부분인 다른 팀과는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과연 내년 시즌에도 로티노를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염 감독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2.79) 1위를 달리고 있는 밴 헤켄에 대해서는 "당연히 재계약해야죠"라고 답했던 염 감독이다.
염 감독은 "로티노의 재계약 여부를 물으면 괴롭다"고 웃으면서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저 열심히 하는 외국인 선수라고만 얘기하겠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박병호와 강정호 등 MVP급 거포들과 대표팀 3루수 김민성 등 토종 선수 파워에 초라하게 밀린 로티노. 과연 남은 시즌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