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퇴보 막기위해 유족에 못밝혀
-김기춘,정호성,유정복 출석과 연계
-제한적 수사권&특검추천권 재논의可
-비난 몰아치지만 언젠간 이해받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지난 목요일,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를 했죠. 그런데 그 후폭풍이 일파만파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주지 않기로 한 점. 그리고 특검을 하는데 그 특별검사의 추천권도 야당이나 진상조사위원회가 갖지 못한다는 점. 바로 그 부분이 문제가 된 겁니다. 이 합의를 해 준 야당의 박영선 원내대표,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유가족들 또 야권 지지자들, 심지어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재협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데요. 박 대표의 답변 직접 듣고 싶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연결을 해 보죠. 박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영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합의 이후의 첫 인터뷰인데요. 마음이 많이 복잡하시죠?
◆ 박영선> 복잡하기보다는 지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진상 규명에 다가가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인가에 힘을 집중해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현명한 선택이라는 말을 힘주어 말씀하셨어요. 주말 사이에 그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우리 유가족들 만나서 상당히 대화도 하시고, 설득도 하시는 작업을 하셨는데요. 성과가 좀 있었습니까?
◆ 박영선> 유가족 분들은 제가 그동안에도 쭉 만나왔던 분들이고요. 다만 유가족 분들에게 그동안 협상과정을 설명해드리거나 아니면 대화를 했었는데요. 제가 마지막에 협상을 하면서 말씀을 드리지 못한 부분, 그 부분에 대해서 화가 좀 많이 나 계시죠.
◇ 김현정> 왜 우리에게는 얘기를 안 하고 이런 협상을 덜컥 했느냐, 그런 얘기를 하세요.
◆ 박영선> 그동안의 협상과정은 쭉 알고 계시고요. 화가 나 계시는데요. 저는 그 화가 나신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제가 그날 마지막 순간에 그 부분을 말씀드리지 못했던 것은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이해를 하실 거라고 믿고 있고요.
◇ 김현정> 왜 말씀을 마지막 순간에는 못하셨어요?
◆ 박영선> 그동안 이 협상과정을 쭉 설명을 해 드리면요. 협상과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든가 생각, 전략들이 상대방 측에 다 그대로 전달이 돼서요. 저희가 계속 퇴보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점점 이야기가 새어나가서 말이죠.
◆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러나 퇴보해야 되는 상황임에도 유가족과의 대화, 공감 이런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쭉 설명을 해 드렸었는데요. 마지막 그 순간까지는 그렇게 설명을 해 드리기가 참 곤란한 입장이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해서 과연 중요한 부분을 챙겼는가 하면, 유가족들은 그건 또 아니지 않느냐 라고 얘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수사권, 기소권도 없는 진상조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부분을 양보하는 합의를 할 수 있었는가. 이렇게 물으시는데요.
◆ 박영선> 유가족들이 이 협상 전체가 다 잘못됐다 라고 판단하고 계시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협상의 기본적인 것은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 비율을 어떻게 유가족들이 우위에 서게 해 주느냐의 문제거든요.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부분이 깨져버리면 유가족들이 그렇게 원하던 수사권이나 기소권을 얻더라도 의결이 안 되기 때문에요. 이게 5:5만 돼도 의결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국조특위에서도 이게 5:5라서 원하는 것을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본적인 걸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가족들도 '그것은 중요한 것이다' 라는 데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을 챙긴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왜 수사권, 기소권은 내주었는가.
◆ 박영선>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것, 그 심정은 저도 이해를 하죠. 그런데 협상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협상 상대자가 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든가 조류독감이다 라는 정도의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고요. 또 세월호가 망각의 늪으로 빠지기를, 정말로 세월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그런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이 세월호 특별법이 하염없이 흘러가는 것. 그냥 끝없이 기다리는 것. 이것은 유가족들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시간이 계속 가게끔 둘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고 뭔가 선택을 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말씀이신 거군요?
◆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리고 교황님이 오시지 않습니까? 그러면 교황님이 오시는 것을 계기로 해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아직까지 세부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요. 큰 틀에서의 협상은 지난 목요일에 했지만 세부협상이 완결이 돼야 이 협상이 끝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부협상을 해야 할 시간을 제가 교황님 오시기 전까지 마련해줘야 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 세부 협상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증인 채택 문제가 되는 건가요?
◆ 박영선> 증인 채택 문제와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조사권을 최대한 확대하는 일이고요. 또 특검의 임명과 관련해서도 조금 더 논의할 부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이미 국정조사의 증인 채택 문제는 협상이 결렬됐죠. 다시 말하면 김기춘 비서실장 그리고 정호성 부속실장, 유정복 현 인천시장, 이분이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죠. 이 세 분은 못 나오겠다고 하시는 건데요.
저는 법과 원칙을 상대방이 강조하기 때문에, 야당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큰 틀에 합의를 해 줬다면 새누리당도 법과 원칙에 입각해서 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이 세 분의 증인은 법과 원칙에 입각해서 보더라도 증인으로 안 나와야 될, 못 나와야 될 이유가 없는 분들입니다.
◇ 김현정> 세 명 모두 다요?
◆ 박영선> 당연히 나와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다 자기가 맡은 직분에 있어서 국민들 앞에 정직하게 소명할 임무를 지고 있는 분들이죠.
◇ 김현정> 그러면 만약 이 세 분 중에 한 분이라도 관철이 안 된다면, 증인으로요. 그러면 혹시 앞에 특별법 협상까지 전부 무효가 되는 겁니까? 그 정도로 중요합니까?
◆ 박영선> 저는 세월호 참사 문제가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요. 일단 국정조사에 있어서의 증인 채택 문제가 타결이 돼야 하고요. 그래서 청문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청문회와 국정조사의 결과를 가지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임하게 되는 것이고요. 또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가지고 특검에 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순서를 밟아야 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도 상대방을 인정하는 그러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3명의 증인 채택 문제와 지난 목요일날 합의했던 부분이 연계가 확실히 된 거다. 이 말씀이신 거죠?
◆ 박영선> 그건 당연히 연계돼 있는 것이죠.
◇ 김현정> 3명 중에 1명이라도 안 된다라고 하면?
◆ 박영선> 당연히 연계돼 있는 것이고요. 그 사람들이 증인에 못 나오겠다고 하면 왜 못나오는 지를 국민들에게 밝히고 거기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국민적 동의라는 게 좀 애매하지 않습니까? 맞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안 된다 고 하는 사람도 있고 좀 엇갈릴 텐데요.
◆ 박영선> 그 일의 당사자들이 증인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 청문회는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야말로 관계없는 사람들만 나와서 청문회를 하려면 뭐하러 그 청문회를 하겠습니까?
◇ 김현정> 결국은 이 3명의 증인 채택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것에서 걸림돌이 돼 버리면 무효도 될 수 있다는 정도까지 강경하시네요?
◆ 박영선>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는 청문회입니다. 그런데 이 청문회가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고 또 새누리당은 청문회 부분과 관련해서, 야당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임했으면 새누리당도 똑같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임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것이고요. 더욱이 158석의 거대 여당이기 때문에요. 이 158석의 거대 여당은 국정 운영은 물론 국회 운영에도 모든 책임이 있고요. 세월호 참사도 집권여당이 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연계 입장을 분명히 하셨는데요. 문제는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은 ‘목요일에 합의 다 해 놓고 이제 와서 증인 채택 문제 때문에 합의를 무효로 하겠다고 하면 이건 정당으로서의 일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정당이라면 반드시 해야 된다’ 어제 이런 논평까지 냈거든요?
◆ 박영선> 그동안 협상을 계속해서 번복하고 또 없던 일로 해 왔던 것이 새누리당이었는데요. 그런 새누리당의 태도를 저희가 그냥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예를 들면 김무성 대표의 경우에는 저희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특검을 야당이 임명하도록 하겠다,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하겠다는 그런 발언을 야당 대표와 만나는 첫 번째 회담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제 전화도 받지 않고 연락도 안 됩니다. 지금 저희가 협상 상대자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 서로 언급하는 것은 조금 삼가야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요. 지금까지 좀 자제해 왔던 것도 있죠.
그런데 이런 협상의 문제, 아직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죠. 어제 세부 협상도 두 분 정책위의장이 협상을 했는데요. 정책위의장 협상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세부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세월호 특별법은 더 이상 진전이 될 수가 없는 부분이죠. 그리고 그동안 수없이 세부 협상을 해 왔지만 진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큰 틀에서의 협상을 먼저 해 준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결국 정리하자면... '목요일 협상은 끝이 아니다. 재협상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상황에서 지금 세부 협상을 좀 더 지켜보겠다.' 이렇게 되는 거네요?
◆ 박영선>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이죠. 그러니까 세부 협상이 마무리돼야 협상의 완결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주는 문제라든지, 특검 추천권 문제라든지. 이것도 다시 재논의가 될 여지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박영선> 특검 추천권 문제는 조금 더 논의할 여지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수사권 부분은 재협상을 한다고 해도 여지가 없는 겁니까?
◆ 박영선> 수사권 부분은 사실은 협상의 기본원칙이나 법과 원칙을 여당이 계속 강조를 한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 저희가 과반 의석이 모자라는 야당이기 때문에요. 그 부분을 뚫고 나갈 힘이 과연 있는 지에 대해서는 한번 반문을 해 볼 필요는 있죠. 그러나 만약에 저희가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이었다면 수사권, 기소권 부분은 이것이 특별법이기 때문에, 특별법이라는 의미에서 어느 정도의 제한적인 수사권은 줄 수 있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게 상대가 있기 때문에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서로의 벽을 뚫을 힘이 과연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 이 부분은 서로 반문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반문해보신다는 건 다시 생각할 여지가 좀 있다 이런 말씀으로 들어도 되는 건가요, 이거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까요?
◆ 박영선> 결국 국회는 과반 의석을 가진 당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것을 해석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 의원님, 지금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즉 비대위원장 되신 지 열흘밖에 안 됐는데요. 첫 번째로 큰 장애물에 부딪치셨습니다. 이 합의 때문에 박영선 리더십 흔들리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박영선> 그렇게 보실 수 있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목요일 합의가 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시 집중시키고요. 또 교황님이 오시는 시기에 맞춰서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우리가 세월호 특별법을 망각의 늪으로 빠뜨려야 되느냐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반성. 이런 것들에 대한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저는 당장은 비바람이 몰아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기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맞았을 때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야 된다고 서로 다짐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그렇게 서로 다짐했는데요.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을 한번쯤은 모두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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