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육군 28사단 병사 2명이 휴가 중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군 수사기관은 일단 이 사병들이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날 오전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병사 2명의 시신을 군 병원으로 이송했다.(사진=박종민 기자)
28사단 소속 병사 2명이 휴가 중 동반 자살한 가운데 이 가운데 1명이 2개월여 전에 후임병을 통해 자살을 예고했지만 이를 막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등에 따르면 이번에 자살한 A 상병은 지난 6월 말쯤 한 후임병에게 "8월에 B 상병과 동반자살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 후임병은 이 얘기를 분대장인 선임병에게 전달했지만 그는 이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부대 간부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육군은 밝혔다.
A 상병은 A급 관심병사로 지난해 19월 부대 내에서 자살을 시도한 바 있으며 지난 1월에는 탈영을 해 선고유예 처벌을 받은 바 있다.
A 상병은 지난해 인성검사 때 자살 충동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으며 해당 부대에서 현역부적합 사병으로 판단해 제대시킬 방침이었으나 A 상병 부모님의 반대로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상병 역시 지난 5월 2일 인성검사 당시 자살예측 판정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온 B급 관심병사였다.
육군 관계자는 "2명의 병사에 대해서는 '관심병사'로 지정을 해서 군 정신과 진료와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통해서 상담을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심병사였던 이들이 동반자살까지 예고했지만 이것이 부대 간부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은 관심병사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A 상병은 3쪽 분량 메모지에 지난 2달간 상황을 기록했으며 여기에 "견디기 힘들다. 아무 것도 못하겠다"고 적었다.
특히, 자신보다 6일 먼저 입대한 선임병인 C 상병을 언급하며 "야 XX, 진짜 죽이고 싶다"고 적었다. 육군 헌병대는 이 메모가 가혹행위와 관계됐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