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고든의 번개발이 LA 다저스를 70승 고지로 이끌었다.
다저스는 15일(한국 시각) 미국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원정에서 고든의 종횡무진 활약을 앞세워 6-4 승리를 거뒀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가장 먼저 70승(53패)에 안착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오클랜드(73승48패), LA 에인절스(70승49패)에 이어 세 번째다.
1번 타자 고든이 팀 공격을 선도했다. 고든은 이날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출루한 4번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특유의 빠른 발과 재치로 번트 안타와 도루 2개씩를 곁들이며 결승점과 쐐기점을 올렸다.
1회부터 고든은 애틀랜타 내야진을 흔들었다. 앞선 기습번트 시도로 상대가 전진 수비를 펼쳤음에도 기어이 또 다시 번트를 대 안타를 만들었다. 상대 3루수 크리스 존슨이 고든의 빠른 발을 의식해 공을 더듬었다.
이후 고든은 야시엘 푸이그 타석 때 2루를 훔쳤고, 3루까지 내달렸다. 포수 제럴드 레어드의 송구가 빠진 틈을 탔다. 푸이그의 적시타 때 고든은 유유히 첫 득점을 올렸다.
고든의 발에 혼이 빠진 애틀랜타는 2회 2점을 더 내줬다. 선발 애런 하랑이 1할대 타율 포수 드루 부테라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부테라는 이날 4타수 2안타로 간신히 2할대(.201)에 올랐다.
고든의 활약은 이어졌다. 볼넷으로 출루한 고든은 다시 2루를 훔쳐 시즌 54호 도루를 기록했다. 푸이그의 우익수 뜬공 때 3루까지 달렸고,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적시타 때 천천히 홈을 밟아 쐐기점을 올렸다. 5회도 고든은 안타로 출루해 푸이그, 곤잘레스의 안타 때 차례로 진루 홈을 밟았다.
▲8월 슬럼프, 발로 극복 발판 마련특히 5-4, 1점 차로 쫓긴 9회도 고든의 발이 빛났다. 1사에서 이번에는 1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대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고든은 푸이그의 몸에 맞는 공으로 2루까지 간 뒤 곤잘레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프레디 곤살레스 애틀랜타 감독은 "고든 때문에 졌다"면서 "4번 출루해 모두 득점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고든은 내가 본 타자 중 가장 전형적인 톱타자"라면서 "번트와 볼넷으로 출루하고, 발로 상대의 큰 혼란을 가져온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든은 "사실 타격에서 최근 좋지 않았지만 내 경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고든은 6월, 7월 타율 3할 이상을 쳤지만 8월 들어 2할 중반으로 떨어졌다. 첫 풀타임 빅리그 시즌에 체력이 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발로 슬럼프를 이겨낼 발판을 마련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고든은 변한 것이 없고, 그의 플레이와 성숙함이 확신이 들게 했다"고 칭찬했다.
고든의 활약은 팀 동료에게도 도움을 줬다. 이날 고든을 세 번이나 홈으로 불러들인 곤잘레스는 내셔널리그(NL) 타점 1위로 올라섰다. 83개째를 기록해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를 1개 차로 제쳤다.
고든은 또 최근 가세한 투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에도 승리를 안겼다. 에르난데스는 6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다저스 이적 후 두 번째 등판에서 시즌 7승째(8패)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