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본사 (자료사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19일 양 은행 조기통합을 공식 선언하고 합병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 은행 조기 합병을 강력 반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가 사측과의 협의 거부 입장을 거듭 밝혀 합병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19일 신라호텔에서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양 은행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을 위한 양행 은행장 선언식'을 열고 조기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두 행장은 선언문에서 "그동안 두 은행은 직원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에 대해 소통했고, 노조와도 성실한 협의를 위해 대화의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합병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선언에 따라 두 은행은 다음주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는 등 공식적인 합병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사회 결의 이후 양 은행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 안건을 논의한다.
이날 두 은행이 조기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한 것은 통합이 계속 늦춰질 경우 영업환경의 불안전성이 커지고 조직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보도자료에서 "외환은행 노조의 통합 논의 거부로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치면 영업환경 불안정성으로 조직 내 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그러나 "통합 선언 이후에도 두 은행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노조 측에 대화의 자리에 나와 줄 것을 제의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은행 통합 협의의 한쪽 당사자인 외환은행 노조는 여전히 조기통합 반대를 주장하며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하고 5년 후 통합 논의를 한다'는 기존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양 은행장 공동선언에 대한 외환은행 노동조합 입장 입장자료'에서 "외환은행장과 하나은행장이 19일 선언문을 발표하고, 노동조합 입장과 관계없이 합병작업을 강행할 것임을 천명했다"며 "이로써 지금까지 대화니 협의요구니 운운했던 것은 모두 거짓말이었음이 최종 확인됐다"며 비난했다.
노조는 "일방적 사전 합병의 추진은 2.17. 노사정 합의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국민 앞에 공표한 노사정 합의서마저 팽개치는 상대방과 새로운 약속을 한 들 그 약속의 이행은 누가 책임질 수 있겠냐"며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외환노조는 "오는 20일 본점 대규모 집회에 이어 금융노조와 연대투쟁 등 더욱 강력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양 은행 통합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5년 후 통합 논의를 시작하기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의사를 내비친 뒤 조기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이후 한 달여 만에 양은행장과 임직원은 조기통합을 공식선언했다.
이날 양 은행 조기 통합이 공식 선언됐지만 외환은행 노조가 반대 입장을 다시 밝히면서 통합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