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입법이 장기 표류하면서 유족 반발이 거세지자, 새누리당에서 '양보론'이 나오기 시작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 구성안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오는 25일 여당 내 개혁성향 의원모임 회의와 야당의 의원총회가 각각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주 초 세월호 협상의 실마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은 23일 의원 연찬회에서 "특별검사 추천권은 유족에게 다 줘도 상관없다. 대신 진상조사위원회를 법률가들로만 구성하면 사법체계 혼란의 우려를 씻을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병국 의원은 또다른 쟁점인 세월호국정조사 증인채택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열번이라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소수 의견이지만,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당내 공감이 확산된다면 교착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 때마침 새누리당 개혁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가 오는 25일 첫 회의를 예정하고 있어, 세월호 정국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미경 의원과 유사한 특검 추천권 양보안은 앞서 이재오 의원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우리 당이 야당·유가족의 사전동의를 얻어 위원을 추천하는 것이나, 야당이 추천한 위원을 우리가 동의해주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며 거론한 바 있다.
지난 19일 여야 원내대표 2차합의 전 유가족이 김무성 대표를 만나 제시한 3가지 '가이드라인' 중 '특검 추천위원 여당 몫 2명을 야당 몫으로 돌리는 방안'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향후 여야 협상이 재개된다면 이 방향으로 절충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쪽은 유가족과 시민사회를 협상에 관여시키는 방식으로 대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여야와 유가족의 3자 협의체를 통한 3차 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지도부는 시민사회 원로 등이 참여하는 '범사회적 중재기구' 구성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24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25일에는 의원총회를 소집해 세월호 협상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문제는 협상 당사자인 이완구 원내대표가 3차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는 데 있다. 청와대 역시 '대통령이 나서라'는 요구에 특별법 문제는 여야가 해결하라며 개입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족이 재협상안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대한 동조여론이 고조되면서 당안팎 여론의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도 '발등의 불'이어서, 걸림돌인 세월호 문제를 방치할 수만은 없다.
결국 새누리당이 여론추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이번주 초에는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