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와 미국·유럽연합(EU)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서방국가 정상을 겨냥한 '보복 제재' 안내문이 등장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면세점은 최근 미국, 영국, 일본 등 각국 정상에게는 면세품을 팔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여행자 안데르스 외스트룬드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찍어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 따르면 이곳 면세점 안내문에는 '면세점 관리부서의 결정에 따라 아래와 같은 사람은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쓰여있다.
기피 명단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은 모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이 취한 대(對)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국가의 정상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 드미트리 야로쉬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 '프라비 섹토르' 총수, 올렉 라슈코 급진당 당수 등 우크라이나의 유력 정치인도 제재명단에 포함됐다.
심지어 이 안내문은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의 이름을 모두 러시아식으로 표기함으로써 모욕을 안겼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