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진상규명 위한 특별법 절실
-與, 청와대도 조사할거냐며 격앙
-새누리당에 이용만 당하는 느낌
-전향적 태도변화 있어야 다시 만날 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했으나 이런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어제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새누리당의 3차 회동이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양측은 수사권, 기소권 부분에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고요. 결국 회동은 30분도 안 돼서 결렬이 됐는데요. 사실 지난주 1, 2차 회동을 통해서 '서로간의 오해를 풀었다',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런 희망적인 보도들이 계속 나왔기 때문에 추석 전에 뭔가 해결점을 찾지 않겠는가, 이런 기대들을 했었는데 과연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에 있었던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유경근 대변인님 나와 계십니까?
◆ 유경근>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1차 회동은 2시간, 2차 회동은 3시간 넘게 대화를 이어갔었는데 어제는 불과 30분 만에 결렬. 도대체 어떤 상황이었던 건가요?
◆ 유경근> 저희가 새누리당의 기본 입장에 대해서 처음부터 확인하는 질문을 드렸을 때 좀 많이 격앙되시고 흥분되신 그런 표정들이었고요. 저희는 우리가 가족들과 계속 대화를 할 것이고 그것을 반영을 할 것이고 이런 반응들을 기대를 했던 것인데, 그 얘기를 꺼내자마자 나오는 반응이 할 거 다했고 양보할 거 다 했는데 뭘 더 달라는 얘기냐? 여당이 양보해야만 진정된 안인 거냐, 그렇게 격앙되게 반응을 해서 저희들이 많이 놀랐습니다.
◇ 김현정> 줄 만큼 우리는 다 줬는데 뭘 더 양보하라는 얘기냐..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 유경근> 네. 저희 쪽에서 요청하고 요구하는 것을 완전히 오해하시고 오독하시는 그런 말씀이었거든요. 왜냐하면 저희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을 드렸었는데, 여전히 접근하시는 방식이 무엇을 더 줘야 하고 빼야 하고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되고 하는 이런 식의 태도만을 보여왔다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유가족 측의 주장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기소권 줘야 진상규명이 확실히 될 거라는 그 입장인 거고... 새누리당에서는 그 부분은 재협상을 몇 번 해도 안 된다, 그것은 원칙이다 절대 안 된다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면서 어제는 30분 만에 회동이 끝이 난 거군요.
◆ 유경근> 분명히 저희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공식적이고 유일한 안으로 요청을 드리고 있지만, 동시에 같은 비중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뭐냐면... 만일 그 안이 정말로 안 되는 안이라고 그러면 여당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진상규명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새로운 안을 우리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던 겁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지난달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2차 면담을 가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그런데 그 새로운 안이라는 게 여야 2차 협상에서 나왔던 안, 즉 특검추천권을 여당이 갖되 유가족에게 동의를 구하는 안이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는 안이다라고 새누리당은 계속 주장을 하고 있는 건데 그건 어렵습니까?
◆ 유경근> 저희가 받은 인상은, 그렇게 하면 진상규명이 된다는 입장이 아니고 현재 여당이 생각하는 법테두리 내에서 그게 최선이다라는 그런 주장이죠. 그래서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는 사실은 별로 보이지 않는 측면이 뭐냐면, 저희가 저희 주장을 할 때 계속하시는 말씀이 어제도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그럼 청와대도 막 조사하겠다는 말이냐” 이런 식으로 격앙되게 말씀하셨어요.
◇ 김현정> 그게 지금 누가 하신 말씀이죠?
◆ 유경근> 그게 이제 주호영 의원이 주로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저희가 그럴 때마다 참 답답하게 느껴지는 게 저희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라고 하는 원칙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원칙에 동의한다고 말씀을 하시면서도 꼭 말미에 ‘그런데 왜 청와대를 자꾸 건드리려고 하느냐’ 이렇게 말씀을 하신다는 거죠. 그런 대목에서 저희가 참 많은 벽을 느끼고...
◇ 김현정> '여기는 된다 저기는 안 된다'라고 선을 그어놓고 시작을 하는 진상규명이 정말 제대로 되는 진상규명이 되겠는가, 이런 부분에 계속 의심을 품으시는 거군요.
◆ 유경근> 네네.
◇ 김현정> 그래서 결국은 30분 만에 박차고 나오셨어요. 그러면 앞으로 4차, 5차 회동은 없는 건가요?
◆ 유경근> 여당에서 정말 전향된 태도로 다시 대화를 할 자세가 된다고 그러면 당연히 언제든지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죠.
◇ 김현정> 4차 면담이 이어지려면 어떤 것들이 변해야 됩니까?
◆ 유경근> 법안의 내용이 전향적인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태도의 전향적인 변화입니다. 특히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선생님 많이들 아실 겁니다.
◇ 김현정> 서울동부병원 이보라 과장이요.
◆ 유경근> 네네. 여당에서는 이보라 선생님에 대한 신원 확인을 요청을 지금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신원확인이요?
◆ 유경근> 네, 어떤 국회의원께서 공식적으로 그런 신원 확인을 요청하는 문서를 병원 쪽에다 제출을 하셨다, 이런 식으로 보도가 이미 됐고 확인이 되고 있는데... 이런 태도는 저희들이 볼 때, 대화할 때는 웃으면서 잘 얘길 듣는 것 같은데 돌아서면 뒤에서 이것저것 다른 일들을 하신다는 거죠. 도대체 이보라 선생님의 신원 확인을 해야 될 필요와 이유가 무엇인지가 굉장히 궁금한 거고요. 이런 태도로 저희를 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것은 저희들을 만나는 그 시간을 정치적으로 이용을 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 결국 유가족들이 이용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의문까지도 굉장히 강하게 대두가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태도가 의문스럽다라는 말 안에는, 협상장에서의 태도만을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김영오 씨의 주치의 이보라 선생님의 신상을 요구한다든지 이런 행동들을 보며 과연 이게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장에 나오는 것이냐... 이런 의문을 품는다는 말씀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