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하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당국자간의 극비 접촉을 가졌다고 교도통신이 2일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달 21일을 전후해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북측 비밀경찰조직인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 간부가 쿠알라룸푸르에서 회동했다고 소개했다.
보위부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할조직으로, 북한이 일본과의 '스톡홀름 합의'에 따라 설치한 납치문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지휘하고 있다.
비밀접촉때 일본 측은 납치문제 재조사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북측은 새로운 정보를 거론하지 않은 채 이르면 이달 중에 할 조사결과 1차 통보의 대가로 북측 상업선박인 만경봉 92호의 일본 입항 재개를 허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고 교도는 소개했다.
일본은 이달 둘째주에 북측으로부터 1차 조사결과를 통보받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통보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교도는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일본과의 국장급 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공인한 납북자뿐 아니라 자국 내 모든 일본인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진행한 뒤 생존이 확인된 사람은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한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7월4일 자국 내 일본인에 대한 포괄적 조사기관인 특별조사위를 설치, 조사에 착수했고 같은 날 일본은 독자적인 대북 제재 중 일부를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