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69년만에 국내 감염이 확인된 뎅기열이 확산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까지 전국 12개 도도부현(都道府縣)에 거주하는 59명이 뎅기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은 최근 1개월 내에 외국에 나간 적이 없어 모두 일본 내 감염자로 추정된다. 감염자가 가운데 현재까지 증상이 심각한 이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타마(埼玉)현에 사는 10대 여성이 국내에서 뎅기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후생노동성이 지난달 27일 발표하고 1주일 여 만에 감염자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내에서 뎅기열 감염이 확인된 것은 1945년 이후 69년 만이다.
뎅기열은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 요요기(代代木) 공원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감염자는 모두 요요기 공원이나 주변에 간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모기에 물린 것을 확인한 이들이 상당수 있다.
실제로 공원 내 10개 지점 가운데 4개 지점에서 채집한 모기에서 뎅기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감염자 가운데는 요요기 공원에서 가까운 방송센터에서 근무하는 NHK 직원 2명도 포함됐다.
도쿄도는 뎅기열 감염의 확산을 막으려고 4일 오후 공원 내 축구장을 비롯해 공원 전체 면적 54만㎡ 가운데 44만6천㎡를 폐쇄하고 당분간 모기 제거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요요기 공원이 폐쇄된 것은 1967년 개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후생노동성은 요요기 공원 인근에서 모기에 물려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앞서 도쿄도는 지난달 말 요요기 공원 10개 지점에서 모기를 포획해 검사했으나 35마리를 붙잡는데 그쳤고 바이러스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응이 안이했으며 모기 구제 작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원인이 돼 생기는 급성 질환으로 3∼7일의 잠복 기간을 거쳐 38∼40도의 고열과 두통, 근육통 등을 수반한다.
뎅기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에 물려 감염되며 인간에서 인간으로 직접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은 통상 5∼7일 앓고 나면 회복되지만, 중증의 뎅기열에 감염되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며 유효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