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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 대목 실종된 재래시장…흥정 대신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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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추석 대목 실종된 재래시장…흥정 대신 한숨만

    대형마트에 치이고, SSM에 골목까지 내줘

    "예전에는 엄청나게 바빴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산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주택가까지 파고든 대형유통업체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으로 인해 전통재래시장을 찾는 손님의 발길은 뜸했고, 상인들은 연신 한 숨만 내쉬고 있었다.

    5일 오후 CBS 노컷뉴스가 찾은 수원 지동시장은 어느 곳에서도 추석 대목의 활기를 느낄 수 없었다.
    추석 연휴를 앞 둔 5일 오후 수원 지동시장

     

    지동시장에서 28년 째 떡 장사로 자식들을 먹이고, 가르치고, 대학까지 보냈다는 박모(여·55) 씨는 "30년 가까이 지동시장에서 장사를 해왔지만 10여년 전부터는 갈수록 매상이 줄어들고 있다"며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장사를 그만둘 수도 없고, 올해는 좀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게를 지키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비슷한 시각 인근 영동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시장 초입에는 경기도와 수원시, 119,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들이 부스를 설치해 놓고 각종 체험행사와 무료상담 등을 벌이고 있었다.

    추석을 맞아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자체와 공공기관 차원의 지원인 셈이다.

    하지만 행사부스는 한산했고 도로를 따라 늘어선 수십 곳의 점포들도 이따금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간간이 손짓만하는 등 소극적인 판촉을 하고 있었다.

    20년 째 건어물을 팔고 있는 구모(여·65) 씨는 "지자체들이 시설현대화는 물론 다양한 지원하고 있지만 아무리 지원해줘도 대형마트에 뺏긴 손님들이 다시 오지 않고 있다"라며 한 숨만 내쉬었다.

    그는 이어 "막말로 대형마트가 싹 다 없어져야 재래시장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영동시장을 찾은 이모(64·아파트 경비) 씨는 "뭐 특별히 사려고 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심심하면 놀러 나와 막걸리도 한 잔 걸치고, 봐서 싼 거 있으면 하나씩 산다"라고 시장에 온 이유를 들려줬다.

    이 씨는 그러면서 "차도 제대로 들어올 수 없는 재래시장을 젊은 사람들이 찾을 턱이 있겠느냐"며 "노인네들이야 재미로 오겠지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영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주차장, 진입도로 등 편의시설 대부분이 대형유통업체보다 불편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잘 찾지 않는다"면서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재래시장에 오시면 대형마트보다 20~30%이상 저렴하게 과일, 채소, 생선 등 질 좋은 신선제품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RELNEWS:right}

    앞서, 경기도와 31개 시군은 전통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들은 경기도내 189곳의 시장 가운데 현재까지 105곳에 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확보, 캐노피 설치, 화장실 개선 등 시설현대화사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주택가까지 파고든 대형마트와 SSM 등으로 인해 고사 직전에 몰린 상태다.

    현재 경기도내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는 모두 168개이며 SSM은 431개에 이른다.

    [영상제작] = 노컷TV조영호PD(www.nocutnews.co.kr/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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