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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괄목상대' 손흥민의 전성시대 열렸다

    축구 대표팀 손흥민 (자료사진/노컷뉴스)

     


    손흥민(22·레버쿠젠)은 지난 2시즌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카운터 어택'으로 8골을 넣었다. 분데스리가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에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지난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 대표팀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

    0-1로 뒤진 한국의 반격은 기성용의 발에서 시작됐다. 기성용이 왼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과감한 패스를 연결했다. 이미 탄력을 받은 상태에서 공이 전달됐고 손흥민은 여유있게 수비수를 제쳤다. 공은 이청용을 거쳐 이명주에게 전해졌고 이명주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비록 득점과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 우루과이전에서도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다. 기성용이 후반 수비 진영에서 한 번에 넘겨준 45m짜리 롱 패스가 때 마침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돌진한 손흥민의 질주 타이밍과 맞았다. 손흥민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아깝게 골을 놓쳤다.

    이처럼 손흥민의 역습 전개 능력은 검증이 필요없는 수준이다. 분데스리가 무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도 빛을 발했다.

    사실 손흥민은 불과 18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소속팀에서는 잘하지만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부진한 선수라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대표팀 소집 때마다 이같은 질문이 나왔고 손흥민도 의식하는 수준을 넘어 일정 부분 인정했다.

    더 이상 손흥민을 그렇게 보지 않는다. 성장 속도가 놀랍다. 브라질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렸고 그 기세를 분데스리가 무대로 이어갔으며 대표팀에서도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며 축구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정도라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늘고 있다.

    손흥민의 드리블 돌파는 매력적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개최된 A매치 2연전에서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다. 손흥민의 돌파는 사이드 지역으로 국한되지 않았다. 탄력만 받으면 측면이든 중앙이든 거침없이 질주했다.

    월드컵 당시 일부 해외 언론은 손흥민이 드리블과 슈팅 능력은 뛰어나지만 동료를 살리는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우루과이전에서 반대쪽으로 침투하는 이청용에게 완벽하게 공간을 열어주는 패스를 건네는 등 여러 차례 인상깊은 장면을 남겼다.

    A매치 기간에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 신태용 코치는 손흥민에 대해 "우리 선수 중에 쉽게 나올 수 없는 선수라고 보고 있다. 공격 지향적이다. 늘 공격 지향적으로 드리블과 슛을 한다. 상당히 무서운 선수다. 그런 선수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한국 축구에 희망이 있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10월부터 새롭게 대표팀을 이끄는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도 손흥민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유창한 독일어로 대화를 나눈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월드컵 이후 모든 책임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아직 어린 선수다. 그래서 잘 뛰었다고 말해줬다"며 손흥민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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