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아스 뫼어스 메르세데스-AMG 회장이 10일 독일 아팔터바흐 AMG 본사에서 열린 AMG GT 신차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AMG 제공)
올해 창립 47주년을 맞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차량 부문인 AMG가 10일(현지시간) '메르세데스-AMG GT'를 출시했다.
이는 2009년 출시된 슈퍼스포츠카 SLS AMG에 이어 AMG가 2번째로 독자 개발한 모델이다.
토비아스 뫼어스 메르세데스-AMG 회장은 이날 독일 아팔터바흐 AMG 본사에서 열린 신차 발표회에서 "GT는 평범한 일상에 모터스포츠의 열정을 불어넣는 차"라고 소개했다.
지난 6월 단종된 SLS를 대체하는 고성능 모델이지만 좀 더 대중적이고, 일상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AMG 브랜드·마케팅을 담당하는 마리오 슈피츠너 총괄도 "GT는 '가격 면에서 부담이 덜한 일상용 스포츠카를 만들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태어났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한 레이서이자 AMG 홍보 대사인 베른트 슈나이더가 역대 AMG 모델을 소개했고, 현재 진행 중인 포뮬러원(F1) 경주에서 1위를 달리는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소속 레이서 니코 로즈버그가 신차를 몰고 무대에 등장해 GT의 '질주 본능'을 강조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과 토마스 웨버 벤츠 R&D 총괄도 참석했다.
포르셰 911과 재규어 F타입을 경쟁 상대로 지목한 신차는 GTS와 GT 2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8기통(V8) 4.0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GTS는 최대출력 510마력에 최대토크 63.7㎏·m를 발휘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기까지 3.8초가 소요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310㎞다.
공차 중량은 1천570㎏으로 1천700㎏인 SLS보다 130㎏을 줄였다.
GT는 462마력에 58.8㎏·m이다. 4.0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하고, 시속 304㎞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공차 중량은 GTS보다도 가벼운 1천540㎏이다.
배기량은 두 모델이 3천982cc로 동일하다.
GTS는 내년 1분기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는 상반기 출시를 계획 중이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LS(2억5천550만∼2억8천260만원)과 비교하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앞차축, 변속기와 종감속·차동 장치는 뒤차축에 설치한 트랜스액슬 방식이며 앞·뒤축 무게 배분은 47대 53이다. 이는 1천분의 1초 만에 주행과 도로 상황을 감지하고 댐퍼의 강도를 자동 조정한다.
외관은 프런트-미드십 엔진이 들어간 차량 앞부분(오버행)을 길게 뽑아내 대담하고 우아한 인상을 준다. 내부는 널찍한 대시보드를 올리고, 센터콘솔을 최대한 눕혀 각종 기능 버튼이 운전자의 손과 나란히 오도록 배치해 편의성을 개선했다.
오디오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부메스터 제품이다.
서스펜션은 컴포트(일반)·스포츠·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 모드를 선택 가능하다. 스포츠 플러스는 폭이 좁은 곡선 주로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편안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AMG 관계자는 설명했다.
소재 부문에서도 혁신을 이루어냈다.
GT는 알루미늄 비중을 93%까지 높여 경량화를 추구했다. 강철 비중은 0.8%로 테일게이트와 문짝의 강성을 지탱하는 사이드바 등 단 2개 부품에만 강철을 썼다.
또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진동 방지에도 탁월한 마그네슘으로 무게가 3㎏에 불과한 프런트 모듈을 생산해 최초 적용했다.
이 덕분에 연비는 약 10.6㎞/ℓ, 탄소 배출량은 216∼219g/㎞를 기록했다.
AMG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만2천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2만3천대를 팔았고 올 한해 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벤츠는 "중국·러시아·한국·브라질 등지에서 AMG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들 신규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AMG 퍼포먼스 센터를 확충해 2017년까지 약 350개의 센터를 새로 열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작년 446대가 판매됐고, 올해 8월 말까지 435가 팔려 작년 총 판매량을 바짝 따라잡았다. 강남대로·방배·삼성·부산 해운대 등 4개 전시장에 AMG 퍼포먼스 센터가 있다.
슈피츠너 총괄은 "한국 고객들은 첨단 기술에 익숙하고, 고성능이자 일상 용도의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아 GT의 판매 전망이 밝다"면서 "AMG는 특히 대량 생산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희소성도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도 7월 '일상용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신차 '캘리포니아 T'와 '우라칸 LP 610-4'를 잇따라 국내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