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국 당국에 체포된 중국 국영 중앙방송(CC TV) 간판 앵커 루이청강(芮成鋼)이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사회과학원 외국문제연구소 왕궈샹(王國鄕) 부연구원은 루이청강이 간첩활동을 했으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1일 보도했다.
왕 연구원은 지난 8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식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이 밝혔으며 이 글은 3600여 차례 퍼나르기 됐고 댓글도 수백개가 달리며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왕 연구원은 글에서 “루이청강은 기밀을 누설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간첩 행위를 한 것”이라며 “루이청강의 문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사형을 시키지 않는다면 나중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반역자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CCTV 경제뉴스 앵커를 맏고 있던 루이청강은 지난 7월 11일 저녁 생방송 직전 검찰에 체포돼 연행됐다.
갑작스럽게 검찰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루이청강의 마이크 조차 치울 여유가 없어 여자 앵커 혼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어색한 상황을 연출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루이청강의 연행사실을 보도했지만 이유는 언급하지 않아 체포 배경을 둘러싸고 그동안 의혹이 증폭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지난 달 루이청강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중국 공산당 고위층 일가의 재산 내역을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에 누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신으로 올해 37세인 루이청강은 2003년 CCTV 입사 후 각종 간판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스타 앵커로 떠올랐다.
영어에 능숙한 그는 30여 명의 세계 정상 및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 300여 명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6월엔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루이청강은 지나친 자만심과 민족주의 성향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2007년 스타벅스가 중국 자금성 안에 체인점을 개점하려 하자 “중국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중국인들을 자극했다.
2010년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자회견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손을 들어 “나는 중국인이다. 그렇지만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하겠다”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