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여성 '움 카타브'는 베트남식 그릴에 구운 닭 요리 등 여러 음식 조리법을 인터넷에 올리는 식도락가다.
움 카타브는 또 온라인에서 그 또래 다른 젊은 여성들처럼 여러 가지 이모티콘을 사용해 대화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성의 모습이지만, 그는 한편으로는 코란 옆에 AK-47 소총이 놓여 있는 사진과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머리를 못에 박자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는 이슬람 무장단체 조직원이기도 하다.
미국 CNN은 10일(현지시간) 움 카타브처럼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한 여성 요원들의 세계를 소개했다.
미국의 테러리즘 연구분석 컨소시엄(TRAC)에 따르면 IS에 합류한 외국인 중 15%가 여성이며 그 수는 2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이 '성전'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처럼 여성들을 대규모로 모집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CNN은 전했다.
TRAC의 베르얀 칸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이슬람 여성들은 아내와 어머니로서 이슬람 전사(무자헤딘)들을 위해 집안일을 하는 지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 이들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시리아의 IS 조직원과 결혼한 아크사 마무드는 온라인에서 '움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IS 여성 조직원들을 위한 지침서를 올리고 있다.
그가 올린 글 중에는 IS의 여성 조직원들에게 이동하기 전 예방 주사를 맞을 것과 튼튼한 부츠와 따뜻한 코트를 챙길 것, IS 내에서는 히잡(이슬람 전통 머릿수건)과 니캅(눈만 내놓는 이슬람 여성들의 옷)을 구하기가 어려운 만큼 사전에 충분히 챙길 것 등의 조언이 포함돼 있다.
IS는 또 지난 2월에는 여성 부대를 창설하기도 했다. 약 60명으로 구성된 이 부대는 자체 미디어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는 선전 비디오를 올리고 있다.
이 부대는 검문소를 지나는 모든 여성을 검사하는 역할과 함께 여성에 대한 IS의 엄격한 도덕률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학교와 시장을 사찰해 니캅으로 몸을 완전히 가리지 않은 여성들을 채찍으로 때린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IS 여성 조직원들은 무기 청소법과 무기를 쏘는 법 등 기본적인 무기류 조작법을 훈련받는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아직 '성전'의 최전방에 서고 싶다는 여성 조직원들의 야망은 IS의 엄격한 규정 때문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움 레이스'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자매들이 치탈(싸움·살해 등을 의미하는 아랍어)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없다"라고 말했다.
CNN은 그러나 이 여성들이 IS의 가치와 믿음에 대한 충실한 지지자이며 정기적으로 전 세계의 다른 '자매들'에게 시리아로 '헤지라'(이주<移住>라는 의미의 아랍어)를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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