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 최초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오재성. (자료사진=KOVO)
배구에서 리베로라는 포지션은 대부분 키가 자라지 않아 공격수로 뛸 수 없는 선수들의 자리였다. 하지만 이호, 여오현(현대캐피탈)으로 이어지는 리베로 계보가 생기면서 수비만 잘 해도 대접을 받는 세상이 왔다. 실제로 여오현은 3억5,000만원으로 프로배구 최고 연봉을 받고 있다.
2014-2015시즌 남자 배구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11일 리베라 호텔.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가장 먼저 부른 이름도 리베로 오재성(22, 성균관대)이었다. 2005년 처음 드래프트가 실시된 이래 남녀 통틀어 리베로 최초의 전체 1순위 지명이다.
오재성은 "전체 1순위라고 자만하지 않고, 프로에 가면 신인답게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재성도 대부분의 리베로와 마찬가지로 공격수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 라이트로 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키가 자라지 않아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결국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리베로로 전향했고, 성균관대를 거쳐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175cm 작은 키지만, 수비 하나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오재성은 "중학교 때 경기를 거의 못 뛰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리베로로 뛰었다"면서 "부모님을 탓할 수는 없잖아요"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롤모델은 당연히 여오현. 그동안 등번호도 여오현의 5번을 쭉 달아왔다.
오재성의 1차 목표는 주전 확보다. 한국전력은 지난 6월 리베로 곽동혁을 삼성화재로 트레이드한 바 있다. 무엇보다 한국전력에는 성균관대에서 룸메이트로 지냈던 선배 서재덕과 전광인이 뛰고 있어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오재성은 "지금까지 5번을 달았는데 신인이니까 남는 번호를 달아야 할 것 같다"면서 "1차 목표는 주전이다. 한국전력의 성적이 안 좋았는데 뒤에서 수비만 잘 해주면 앞에서 재덕이형, 광인이형이 잘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