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내정된 것을 놓고 당 안팎으로 시끄럽다.
최근 여권과 각을 세우면서 날카로운 비판도 서슴지 않았지만, 과거 이 교수의 행적에서 나타난 정치적 성향이 새정치연합과는 동떨어진 면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교수의 최근 발언이나 글을 보면 진보성향에 가깝게 보이기도 한다.
이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장하는 것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진솔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가 끝나자 태도를 바꾸어버렸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가족들을 끊임없이 폄하하고 모욕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보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 때문에 이 교수에 대해 야당내에서도 '합리적인 보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과거의 행적을 면밀히 보면 이 교수는 엄연히 보수 인사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이 교수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정치발전위원으로 임명돼 야당으로부터 박근혜 후보가 공격을 받을 때 방패막이를 자처했다.
‘5.16 군사정변’에 대한 박 후보의 역사 인식때문에 야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데 대해 이 교수는 “당시로 볼 때는 군사혁명이 맞지만 그 후 역사 발전의 측면에서 단순히 쿠데타라고 폄하할 수 없다"며 방어했다.
당시 이 교수의 발언은 야당으로부터 집중 질타의 대상이 됐다.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5.16이 군사혁명이라고 하는 얘기는 박정희 때나 하는 얘기다. 50년 만에 듣는 이야기이다“라고 비난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7년 전원책 변호사, 유석춘 연세대 교수 등과 함께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자유선진당 창당기획위원을 지냈다.
이 교수는 지난달 20일까지 새누리당의 당적을 보유하기도 했다. 과거 행적을 볼때 ‘친여(親與) 성향’의 인사로 분류된다.
이상돈 교수 역시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야당이 살아야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을 막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 한다”는 말에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내에서는 새정치연합과 인연이 없는 '인사'가 와서 개혁을 하는데 적합하다는 소수의 평이 있기는 하지만 반발의 목소리가 더 크다.
홍익표, 한명숙, 노영민, 이인영, 김광진, 최재성 등 계파를 망라한 새정치연합 54명 의원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상돈 교수를 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에 반대한다. 당 지도부는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반발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점잖고 인품이 훌륭한 분인 걸로 알고 있지만 정치 성향은 ‘보수적’인 분이다”라며 “이념적인 부분이나 야당성, 선명성 등과는 거리가 먼 분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가 '합리적인 보수주의'라는 평을 받고는 있지만 당내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박영선 원내대표가 전격적으로 내민 '이상돈 카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