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첫 공개훈련을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잘 할 수 있다면 글러브라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죠."
봉중근(34, LG)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임창용(38, 삼성)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15일 소집 당시에도 워낙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임창용과 나름의 신세한탄을 할 정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숱하게 태극마크를 달면서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위치다.
봉중근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 번째 훈련에 앞서 "신기하다. 그동안 형들이 많아서 나름 기대고 있었다. 실수를 해도 형들이 만회해줬다"면서 "소집하는 날 보니까 다들 어렸다. 할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야구로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홈런을 맞거나 하면 그런 기분을 없애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시안게임 규정상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 코칭스태프는 단 3명이다. 봉중근이 불펜 코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봉중근은 "광저우 대회때도 주장을 했는데 불펜에서 선수들 공을 받아주곤 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전화기 옆에 있겠다. 내가 그 역할을 하면 어린 선수들에게 전달도 빠를 것"이라면서 "5경기니까 200% 힘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투펀치로 활약할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계획.
봉중근은 "단기전이라 선발이 중요하다. 광현이랑 현종이만 잘 해주면 된다"면서 "잘 할 수 있도록 글러브라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이미 국가대표 경력이 꽉 찬 봉중근이지만 이번 대회는 유독 긴장하고 있다. 임창용과 함께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슴에 단 태극마크가 봉중근을 더 힘이 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