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처럼 숲 속에 매복했다가 경찰을 저격한 살인 사건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가 발칵 뒤집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은 총으로 쏴 경찰관을 살해한 용의자 에릭 매슈 프레인(31)을 수배하고 검거에 총력을 퍼붓고 있다.
프레인은 지난 12일 오후 늦게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마을인 블루밍 그로브 경찰서 인근 숲에 숨어 있다가 근무를 마치고 나오던 바이런 딕슨 경관과 알렉스 더글러스 경관에게 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다.
총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동료에 의해 경찰서로 옮겨진 딕슨 경관은 피격 후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야간 근무를 위해 경찰서로 들어서다가 총을 맞은 더글러스 경관은 골반 쪽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갈피를 못 잡던 주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후인 15일, 물웅덩이에 수상한 차가 빠져 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 안에서 범행에 쓰인 것과 같은 탄약 집과 프레인의 운전면허증 등을 발견하고 그를 사건 용의자로 지목했다.
수사 결과 프레인의 집에서 AK-47을 비롯한 소총 2정이 사라진 점이 그의 범행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프랭크 누넌 펜실베이니아주 경찰국장은 "프레인이 전쟁 등 유사시 어떻게든 살아남는데 필수적인 훈련을 받아왔고 평소 강렬한 적개심을 내세워 경찰을 살해하겠다는 뜻을 표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량 학살도 저지르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내보인 무서운 인물"이라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프레인의 아버지 마이클은 "어렸을 적부터 총과 함께 자라온 아들은 고교 시절 사격 동아리에서 활동했다"며 "명사수로서 그가 표적을 놓치는 일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잭'이라고 밝힌 프레인의 친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평소 연방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지만, 딱히 경찰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면서 "아주 영리한 친구로 정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알리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평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경찰은 연방수사국과 공조로 경관 200명을 동원해 프레인의 행방을 샅샅이 훑고 있으나 단서를 찾지 못해 검거에 애로를 겪고 있다.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경관 저격으로 표출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총기 규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