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첫 공개훈련을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오늘 해설위원이 누구예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연습경기에 앞서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에게 물었다. 도대체 왜 류중일 감독이 해설위원을 애타게 찾았을까.
LG전은 대표팀의 유일한 연습경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달리 시즌 막판 치러지는 대회라 합숙 기간도 짧다. 사실상 선수들을 테스트할 유일한 기회다. 덕분에 교체를 자유롭게 하기로 LG 양상문 감독과 합의했다. 대신 중계를 접할 팬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설명하기 위해 해설위원을 찾은 것.
실제로 그라운드 위에 선 야구대표팀은 전광판에 적혀있는 명단이 큰 의미가 없었다.
4회말 8번 강민호의 타석에 민병헌이 들어섰다. 하지만 전광판에는 강민호의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어 김민성이 타석에 섰지만, 여전히 전광판에는 강민호의 타석이라고 새겨져있었다. 그리고 강민호는 2사 후 8번 타자 자리 그대로 타석에 위치했다. 대타 카드에 대한 테스트였다.
테스트는 계속됐다. 5회초에는 민병헌이 좌익수로 들어갔지만, 전광판에는 여전히 김현수가 좌익수였다. 일찌감치 대수비 요원으로 점찍은 민병헌을 점검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5회말에는 5회초부터 강민호와 교체된 포수 이재원이 선두타자로 나왔다. 4회말에만 8번 타자 3명이 들어섰는데 5회말도 8번 타자부터 시작된 셈이다.
6회초부터는 민병헌이 좌익수로, 김상수가 유격수로, 김민성이 3루수로 들어갔다. 물론 이번에도 전광판에는 이들의 이름이 새겨지지 않았다. 타선은 그대로 유지한 채 수비만 시험했다.
다양한 테스트를 할 유일한 기회인 만큼 류중일 감독은 쉴 새 없이 선수를 바꿨다.
6회말에는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김상수를 대주자로 냈다. 김상수는 초구부터 2루를 훔쳐 류중일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어 강정호의 적시 2루타가 터지자 이번에도 대주자로 민병헌이 투입됐고, 김현수의 볼넷에 이어 나지완이 적시타를 때리자 김상수가 다시 대주자로 들어가기도.
김상수는 7회초부터 강정호 대신 5번 유격수로 전광판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 공식적인 교체 없이 김현수가 박병호 대신 1루를 보기도 했다.
7회말에는 1번 타순에만 3명이 섰다. 먼저 선발로 나선 황재균이 아웃되자 전광판에 김민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김민성 역시 아웃되자 이번에는 민병헌이 1번 타자로 나섰다. 1번 세 명이 돌고나서야 2번 타자 손아섭이 방망이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