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이용해 저항하는 홍콩 시위대의 모습 (사진=유튜브영상 캡쳐)
30일(현지시간) 4일째로 접어든 홍콩의 반(反)중국 시위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 홍콩 시위에서는 전 세계 어떤 시위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우산'이 등장했다.
언론들은 이번 시위에 '우산혁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다면 시위대는 왜 '우산'을 들고 시위에 나서게 됐을까?
가장 널리 알려진 내용은 시위대가 경찰이 쏘는 물대포나 체류액을 막기 위해 우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석도 있다. 우산이 혁명의 상징이 된 계기는 '날씨' 때문일 수 있다고 미국 뉴스사이트인 복스닷컴(vox.com)이 보도했다. 복스닷컴은 아카이브(집적된 자료) 형식을 활용한 해설 뉴스를 제공한다.
홍콩 정부에서 발표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월별 강수량을 보면, 홍콩의 강수량은 6월~9월에 집중돼 있다.
한국에서도 장마철에는 우산을 챙기듯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도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 우산을 챙겼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우산혁명' 공식 로고
하지만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시위 기간에는 햇볕이 쨍쨍 내리쪼였다. BBC는 시위대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하기 시작하면서 우산의 진가가 나타났다. 28일 경찰은 시위대와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지자 체류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이때 몸에 지니고 있던 우산을 일제히 펼쳐들었다. 우산은 물대포와 체류탄을 막기에 아주 적합했다. '우산'이 혁명의 '상징'이 된 순간이다.
이후 '우산혁명'의 로고가 만들어지면서 홍콩의 반중국 시위는 '우산혁명'이라는 흥미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