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후반전 세 번째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실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골키퍼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던 한국-코스타리카의 평가전은 코스타리카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의 완승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패와 함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수문장 싸움이었다.
코스타리카에는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신들린 선방으로 팀의 8강 진출에 결정적인 공헌을 나바스가 있다. 나바스는 월드컵 맨오브더매치만 3차례 선정됐고, 대회 이후 세계적인 클럽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한국에는 브라질월드컵 이후 주전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한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다. 김승규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무실점 전승을 거두며 대회 우승에 기여하는 등 상승세에 있다.
이날 경기 결과만 보면 나바스의 완승이다.
김승규는 전반 38분 셀소 보르헤스(아이코)에게 골을 허용했다. 보르헤스는 브라이언 루이스(풀럼)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오른발 땅볼로 깔아 차 왼쪽 구석 골망을 갈랐다. 김승규가 몸을 날렸지만 손에 닿지 않았다.
두 번째 실점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나왔다. 후반 2분 다비드 라미레스(사프리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진을 헤집은 뒤 패스했고, 이를 보르헤스가 발 뒷꿈치로 재치있게 골로 연결했다.
세 번째 실점은 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브라이언 루이스가 올린 코너킥을 오스카 두아르테(클럽 브뤼헤)가 헤딩으로 골을 만들었다. 김승규는 공중으로 떠오른 공을 잡으러 나섰을 때 두아르테와 부딪히면서 골을 걷어내지 못했다. 골키퍼 차징으로도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골을 인정했다.
나바스는 한 골만 허용한 데다 수비진의 철벽 방어로 공을 잡을 기회가 적었다. 한국이 0-1로 뒤진 전반 45분 손흥민이 돌파 후 패스했고 이동국이 오른발로 살짝 방향만 바꾸며 골로 연결했다.
내용 역시 김승규의 패배다. 나바스는 수비진과의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안정적으로 골문을 방어했다. 반면 김승규는 아직 수비와 유기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놓치는 수비들로 인해 골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