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각각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고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 나섰던 베테랑 세터 이효희(왼쪽)와 센터 정대영은 올 시즌 나란히 도로공사의 사상 첫 우승 도전을 이끌게 됐다.(자료사진=IBK기업은행, GS칼텍스)
드디어 프로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V-리그는 18일이면 10번째 시즌이 개막한다.
여자부는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 팀이 6개월간 각 팀마다 30경기씩 6라운드의 열전에 나선다. 남녀부 공통적으로 정규리그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1위 팀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러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시즌이 진행된다.
▲돌고 돌았던 여자부 우승 트로피, 그래도 예외는 있다8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삼성화재가 사실상 독식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그야말로 10년의 시간을 여러 팀이 돌아가며 우승을 나눠가졌다. 출범 첫 해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KT&G가 정상에 오른 이후 김연경(페네르바체)과 황연주(현대건설) 등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2연패에 성공했지만 이후 매 시즌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바뀌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여자부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철저하게 소외된 한 팀이 있다. 바로 한국도로공사가 비운의 주인공이다. 도로공사는 여자부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환호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KT&G에 패했고, 2005~2006시즌에도 챔피언 도전 자격을 갖췄지만 흥국생명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도로공사는 줄곧 챔피언결정전과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프로 출범 이후 도로공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유일한 경험은 2011년 컵 대회가 유일하다.
▲180도 달라진 도로공사, 더 이상 우승은 남의 일이 아니다
1970년 국내 최초의 배구팀으로 창단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줄곧 약체로 분류됐던 도로공사는 2014~2015시즌 개막을 앞둔 현재 180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자랑한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을 나란히 영입하며 단번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선수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던 여자부 특성상 도로공사의 과감한 영입은 사실상 제2의 창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의 과감한 도전이다.
비록 둘의 영입으로 표승주(GS칼텍스)와 곽유화(흥국생명)가 팀을 떠났지만 사상 첫 챔프전 우승을 위한 과감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 두 명의 가세로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 현대건설과 함께 올 시즌 여자부의 '3강'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들과 달리 GS칼텍스와 흥국생명, KGC인삼공사가 상대적으로 '3약'으로 분류됐다.
도로공사가 사상 첫 챔프전 우승의 감격을 맛볼 가능성은 한껏 높아진 가운데 이효희와 정대영이 기존 선수들과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여부에 순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외롭게 공격을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니콜 포셋이 다시 한 번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선다는 점 역시 도로공사가 우승에 대한 욕심을 공개할 수 있는 든든한 힘이다.
지난 시즌의 약점으로 세터를 지목한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은 경험이 많은 이효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신인왕 고예림의 성장을 곁들여 완벽한 신구조화로 프로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남원 감독은 "2명의 훌륭한 FA선수를 영입해 우승에 가까워지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확고한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