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정영삼이 12일 KT와의 개막전에서 전태풍을 상대로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에서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팀의 선수가 시즌 개막전 최다득점을 올린 것은 정영삼(30·인천 전자랜드)이 세 번째다.
2000-2001시즌 마이클 조던을 닮은 외모로 잘 알려진 인천 신세기의 켄드릭 브룩스는 대전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무려 52점을 퍼부었다. 프로농구 개막전 역대 최다득점 기록으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2008-2009시즌에는 리카르도 포웰이 부산 KT 원정에서 39점을 퍼부어 개막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올해는 전자랜드의 정영삼이 개막전 최다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정영삼은 지난 12일 KT를 상대로 치른 2014-2015 KCC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29점을 쓸어담아 전자랜드의 67-60 승리를 이끌었다.
외국인선수가 아닌 국내선수가 개막전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통산 5번이 전부다. 1997-1998시즌 광주 나산의 김상식(41점), 2006-2007시즌 전주 KCC의 추승균(38점), 2011-2012시즌 창원 LG의 문태영(29점), 2012-2013시즌 창원 LG의 김영환(31점)에 이어 정영삼이 5번째다.
그만큼 정영삼의 시즌 첫 경기는 화려했다.
정영삼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도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정영삼은 16일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에서 팀 동료 포웰보다 2점이 더 많은 26점을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89-84 승리를 견인했다.
정영삼은 3쿼터 10분동안 포웰과 함께 21점(포웰 12점, 정영삼 9점)을 합작해 열세였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4쿼터에는 팀내에서 가장 많은 7점을 몰아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2007년 데뷔한 정영삼은 대학 시절부터 득점력이 뛰어난 유망주로 명성을 날렸다. 팬들은 정영삼을 '돌파의 달인'으로 불렀다. 슈팅가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슈터의 역할을 맡고 있던 시기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영삼이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2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점을 기록한 지난 2013-2014시즌 마지막 경기를 포함하면 3경기 연속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크게 의미는 없지만 정영삼이 데뷔 이래 득점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지금이 처음이다. 정영삼은 2경기 평균 27.5점을 올렸다. 2위는 고양 오리온스의 트로이 길렌워터로 26.3점을 기록 중이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까지 '포웰의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공격에서 포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포웰은 여전히 출중한 득점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정영삼이 꾸준한 활약으로 '원투펀치' 역할을 함께 한다면 전자랜드의 백코트 득점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게 된다.
이미 팀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부문도 있다. 바로 연봉이다. 정영삼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5년, 연봉 4억원(인센티브 5천만원 포함)에 FA 계약을 맺으면서 팀내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가 됐다. 그 책임감이 코트에서 나타나고 있는 2014-2015시즌 초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