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90분 안에 끝내고 싶었다. 지난해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아픈 기억을 또다시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만난 성남FC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였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3번을 만나 모두 이겼던 상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의 '창'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덕분에 성남은 더욱 수비적인 경기로 연장까지 틀어막았고, '승부차기의 악몽'을 다시 한 번 전북에 선사했다.
전북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 '2014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예상 밖 접전을 치른 끝에 고개를 떨궜다. 승부차기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이승기의 실축이 아쉬웠다.
경기 후 다소 허탈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난 최강희 전북 감독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FA컵은 인연이 아닌 것 같다. 토너먼트 대회는 여러 가지로 정규리그와 다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물론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3관왕에 도전했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는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아픈 기억을 안겼던 포항에 다시 무릎을 꿇었고, 1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섰던 FA컵 역시 성남에 덜미를 잡혔다.
올 시즌 3관왕에 도전했던 전북이지만 이제 남은 것은 K리그 클래식 하나뿐이다. 이를 위해 FA컵 패배를 뒤로하고 오는 26일 다시 한 번 안방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리그 33라운드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포석이다. 스플릿 분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리그 2위 수원과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남은 경기는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