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자료사진
소액 주식 투자를 하며 살아가던 김 모(52) 씨는 매주 복권을 사며 일확천금을 꿈꾸던 평범한 시민이었다.
2003년 김 씨는 드디어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도 낮다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이월된 돈까지 합쳐 약 242억 원. 세금을 제하고 김 씨의 손에 떨어진 돈은 약 189억 원이었다.
'돈벼락'을 맞은 김 씨는 희망에 부풀었다. 서울에 아파트 2채를 사고 병원 설립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가족과 친지들에게도 20억 원을 무상으로 증여했다. 그동안 해오던 주식 투자에도 큰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김 씨의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주식 투자도 실패하면서 결국 복권당첨 5년여만인 2008년 말 '빈털터리' 신세가 됐다.
앞이 깜깜해진 김 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또다시 주식에 투자했지만, 1억 3,000만 원가량의 빚만 얻었다.
그 후 2010년 5월 김 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A 씨에게 로또 당첨 영수증을 보여주며 접근했다.
그는 자신을 투자 전문가로 속이고 "선물옵션 투자로 수익을 내줄 테니 투자하라"고 A 씨를 유혹해 1억 2,2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김 씨는 투자에 또 실패했고, 돈을 돌려달라는 A 씨에게 "민사소송에서 이기면 15억 원을 받을 수 있으니 소송 비용을 빌려주라"며 2,600만 원을 또 빌렸지만, 갚지 못했다.
결국 A 씨는 2011년 7월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 씨는 찜질방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 15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 씨를 조사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