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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왜 자진 사퇴할 수밖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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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동열 감독, 왜 자진 사퇴할 수밖에 없었나

    25일 자진 사퇴 의살르 밝힌 선동열 KIA 감독.(자료사진=KIA 타이거즈)

     

    선동열 KIA 감독(51)이 결국 사퇴했다. 재계약 발표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KIA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선동열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드러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19일 2년 재계약을 발표한 지 6일 만이다.

    선 감독은 구단을 통해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고민 끝에 지난 3년 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선 감독은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야구 명가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나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 광주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고, 팬들을 웃음 짓고 기쁘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당초 선 감독은 올해까지 3년 임기 동안 하위권에 머물며 재계약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였다. 2012년 부임한 선 감독은 그해 5위에 그쳤고, 지난해는 우승을 위한 포부를 드러냈지만 8위에 머물렀다. 올해도 절치부심 4강을 노렸지만 역시 8위에 그쳤다.

    하지만 그룹 고위층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재계약에 성공했다. 정의선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예우가 작용했다. 선 감독은 KIA의 전신 해태 시절 6번의 정상을 이끌었다.

    이에 팬심이 들끓었다. 3년 연속 하위권에 그친 선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재계약 철회 릴레이'가 팬들 사이에서 진행되는 등 사퇴 목소리가 커졌다. 선 감독은 22일 구단 홈페이지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KIA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겠다"는 글을 올리며 성난 팬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여기에 내야수 안치홍(24)의 경찰청 입단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 게 결정타가 됐다. 선 감독이 올해를 마치고 군 입대를 결정한 안치홍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방출인 임의탈퇴를 언급하며 선수를 압박했다는 내용이 광주 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여론이 극심하게 악화된 것.

    성적에 대한 부담과 함께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선 감독은 결국 사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불세출의 투수였지만 고향팀에서 첫 지휘봉을 일단 씁쓸하게 놓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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