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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분신 아파트, 사람의 기본적 문제 안 지켜져"

사회 일반

    "경비원 분신 아파트, 사람의 기본적 문제 안 지켜져"

    공동대책위 "가해 입주민 사과하고 입주자대표회의는 대책 마련해야"

    위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자료사진)

     

    지난 7일 서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에서 경비원 이 모(53) 씨가 분신자살을 기도한 사건과 관련해 12개 시민단체가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입주자대표회의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오전 10시 '신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 분신사건 해결과 노동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는 신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분신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대책위는 "가해 입주민의 진심 어린 사과와 분신사건 해결 및 재발방지를 위한 입주자대표자 회의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서울본부 강용준 본부장은 "입주민과 경비노동자의 관계는 '갑을관계'일 수도 있지만, 입주민들이 경비노동자의 도움을 받고 사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문제가 이곳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주자대표회의는) 분신사건이 있은 지 2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분신한 경비노동자 상황이 어떤지 묻지 않았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입주자대표자회의는 지난 7일 분신사건 이후 긴급회의를 개최한 뒤 공식 사과 없이 입주민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진행하겠다고 전달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은 "분신사건과 관련해 원인을 제공한 할머니께서 당연히 병문안을 해야 한다. 또, 입주자대표회의는 재발 방지 대책과 보상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입주민의 경비노동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비단 신현대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의 아파트 관리소 직원과 경비원들이 주민에게 폭언 등을 당한 사례는 올해 신고로 알려진 것만 716건"이라며 심각성을 전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한인임 연구원도 "서울의 경비노동자 15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경비노동자들의 일터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공동대책위는 이 씨에게 폭언을 한 입주민이 정중한 사과를 할 것과 입주자대표자회의가 책임감을 갖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현대아파트 입주민 중 한 사람이 참석해 분신한 이 씨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 입주민은 "그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사건의 경위를 언론을 통해 접하며 매우 안타까웠고, 그렇게 생각하는 입주자가 저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경비원들도 이곳에서 사회공동체를 이루고 생활하는 분들이고 우리가 안전하도록 지켜주시는 분들인데 이렇게 대화가 없다는 것은 가슴이 아플 뿐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관리소장을 통해 입주자대표회의에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다시 한 번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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