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예정이던 질산 유출로 환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을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29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질산이 누출돼 환자와 의료진 1,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쯤 경찰병원 본관 2층 병리과 검사실에서 시약용 질산 원액 약 1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병리과에서 임상조직물 검사용 질산을 7ℓ들이 유해 폐기물통에 폐기 처리하던 중 일부가 유출된 것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1ℓ들이 질산 병 7개를 유해폐기물 통에 넣고 뚜껑을 닫았는데, 잠시 후 '통'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뚜껑이 열려있고 주변에 뿌려진 질산에서 옅은 주황색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질산 원액은 2011년 구입했지만 효과가 낮아 지난해부터 쓰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산가스를 호흡기로 다량 들이마시면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
병원 측은 즉시 송파소방서에 신고하고 외래 및 입원환자와 직원 1,100여 명을 전원 대피시켰다. 또 질산 용기를 외부로 반출하고 확산된 질산가스를 정화하는 제독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누출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으며, 소방서에서 잔류가스 여부를 확인한 결과 현재 기준치 이하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대피했던 환자들과 직원들은 제독작업 완료 뒤 오후 12시 20분쯤 각자 병실로 복귀했다.
경찰병원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사과드리며, 정확한 내용을 추가 조사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