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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토공 통합, 경남-전북 본사 유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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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공-토공 통합, 경남-전북 본사 유치전 치열

    경남, "주공 오는데 따라오는게 당연" vs 전북, "낙후된 곳에 줘야 균형발전"

    주공-토공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이 통과되면서 주공과 토공의 통합 본사 유치를 놓고 경남과 전북간에 그야말로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2005년 정부의 혁신도시 조성 계획에는 주공은 경남 진주, 토공은 전북 전주로 이전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제 두 곳이 통합된다.

    그럼 본사는 어디로 가야하나? 진주냐? 전주냐? 해당 지역은 물론, 정치권까지 가담해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 경남, "규모 큰 주공 오는데 따라오는게 당연하지"

    경남은 지난 7일 안상근 경남 정무부지사를 위원장으로, 배종대 진주부시장 등 12명을 위원으로 한 '경남혁신도시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의 핵심역할은 통합본사 유치.

    추진위 관계자는 "통합 본사는 경남에 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냐"며 "전북에서 이런저런 협상 카를 내놓고 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북은 최근 그야말로 파격적인 2:8 카드까지 내놨다. 통합본사만 전북 전주에 오면, 나머지 80%는 경남 진주에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남의 입장은 단호하다. 진주 지역구(을)인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지난 8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연이어 방문한 자리에서 "통합 본사는 이미 확정된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안에서 주택공사가 이전하기로 한 진주 혁신도시에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고 압력을 넣었다.

    김 의원은 "회사간 통합 할 때에는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통합하는 것이 사회적 상식"이라며 "주택공사가 인원이나 자산, 자본 등 어느모로 보나 주택공사가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북 지역은 이미 수십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새만금 프로젝트라는 큰 혜택을 받았으나 서부경남 지역은 전국 6대 낙후 지역의 하나로 통합 본사를 대신할 아무런 대안이 없는 만큼 통합 본사의 진주 이전 당위성을 주장했다.

    진주 지역구(갑)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도 13일 "통합 본사 유치는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상식적인 측면에서 진주로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전북 혁신도시는 농업을 전문으로 계획된 도시이기 때문에 관련 기관들이 이전할 계획인 반면, 경남 혁신도시는 주공을 중심으로 한 도시인데 본사 유치가 안되면 말이 되겠느냐"고 역설했다.

    최 의원은 "당연히 통합 본사가 경남으로 오는 것이 상식적으로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전북이 '2대8'안까지 양보하며 유치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진주시 김주수 혁신도시건설지원단장도 "규모 측면에서도 주공이 크고, 진주 혁신도시는 100% 토지보상을 완료해 공사 진척도도 전국에서 가장 빠른 만큼 본사는 진주로 와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 전북, "경남보다 낙후된 곳에 줘야 균형발전 아니냐"

    앞서 언급했듯 전북은 지난 4일 통합 본사만 온다면 조직의 20%만 가져오고 나머지 80%는 경남에 양보하겠다는 '2대8'의 협상안을 들고 나섰다. 즉, 본부와 사업부를 2대8로 조정하고, 본부와 연구원만 전북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북은 주공-토공 통합을 강력 반대해왔다. 통합되면 아무래도 본사가 주공이 가기로 했던 경남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통합법이 통과된 이상 이제는 본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전북은 혁신도시 건설의 근본 취지가 균형발전인 만큼 성장력이 뛰어난 경남보다 훨씬 낙후된 전북으로 통합 본사가 배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과 마찬가지로 전북도 통합 본사를 유치하지 못하면 혁신도시 건설 차질이 불가피함을 내세우며 통합공사 정관이 작성되는 8월말까지 국회 중앙부처 등을 방문해 낙후된 전북에 통합 본사가 유치돼야 한다는 입장을 펼칠 예정이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진주와 전주를 비교했을 때 전주가 크게 낙후되어 있다"며 "혁신도시가 지역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기 때문에 낙후된 전북 지역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토공 전주 이전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지사는 "모든 것을 걸겠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도 "주공과 토공의 통합을 그동안 반대해 왔지만, 통합법이 통과함에 따라 전략을 통합본사 유치로 바꿨다"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과 협조해 본사 유치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주공-토공 통합 반대 운동을 이끌어왔던 혁신도시 범도민 비상대책위를 통합본사 유치 추진위원회로 조만간 명칭을 바꾸는 등 조직을 재정비해 통합 본사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전주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도 거들고 나섰다.

    지난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나섰던 무소속 정동영(전주 덕진), 신건(전주 완산갑) 국회의원도 선거 당시 '주공-토공 통합 본사 전북 유치'라는 공약을 내걸고 표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무소속 신건 국회의원은 "전북 혁신도시로 통합 본사가 와야 된다는 여러가지 원론적인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가장 큰 국책사업인 새만금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토공의 가장 큰 사업이 새만금 사업인데 만약 통합 본사가 경남으로 가게 된다면 새만금을 위해서 전북지역에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등 차질이 빚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전주 완산(을) 민주당 장세환 국회의원은 "200만 전북 도민 역량을 한데 모아 통합 본사를 유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최근 전북은 새만금이 있으니 통합 본사를 양보하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가 일부 한나라당에 있다고 한다"며 "새만금과 혁신도시는 전북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논리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장 의원은 "지역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전북은 경남보다 효율적으로 2대8안을 제시했다"면서 "자립도가 취약한 전북에 통합본사 이전은 지역발전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혁신도시 조성의 근본 취지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은 하반기에 난다. 국토해양부는 이달 중 민간전문가 등 15인으로 구성되는 '통합공사 설립위원회'를 설치하고 통합 작업에 들어간다. 이후 국회 국토해양위와의 협의를 거쳐 통합공사 정관을 작성하고 오는 10월 통합 공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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