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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5개짜리 호텔은 싫어요. 별 100만개짜리 호텔에서 또 재워주세요!" 지난해 여름 중국 내몽고로 '공정여행'을 다녀온 한 초등학생의 이야기다.
대초원의 밤하늘을 가득히 수놓은 아름다운 별들의 향연. 유목민들의 이동식 전통천막가옥인 '게르'에서 그 황홀한 별빛에 취해 잠든 아이의 하룻밤은 그만큼 특별했다.
■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 고조 기존의 수박 겉핥기식 해외여행에 싫증을 느낀 이들이 늘어나면서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공정여행은 현지의 독특한 문화를 존중하며 최대한 직접 체험해보자는 정신을 담은 여행이다.
여행자가 사용하는 경비도 되도록 현지 주민에게 환원하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숙소는 고급호텔이 아닌 현지인들이 실제 살고 있는 전통가옥이나 민박집을 주로 택한다.
식사도 한국음식은 배제하고 철저히 현지식으로 한다.
또 대규모 쇼핑센터를 방문하는 일도 없다.
대신 현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전통장터에서 필요한 기념품을 구입한다.
국제민주연대의 공정여행 기획자인 최정규 작가는 "여행자가 사용한 경비의 대부분은 거대 항공사와 여행사, 외지 자본으로 운영되는 대규모 호텔과 식당 등으로 흘러들어간다"면서 "공정여행은 여행자가 지출한 경비가 현지 주민들의 수익으로 직결되도록 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 현지인과 함께 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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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명분 때문에 여행이 딱딱하거나 고리타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현지인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만큼 색다른 즐거움과 감동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뒷골목 후통 민가를 방문해 주인아주머니와 함께 만두를 만들고 그 집 상차림 그대로 저녁식사를 한다.
내몽고에서는 대초원을 배경으로 말 타기와 트레킹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윈난성에 위치한 고원청정호수인 '루구후'에서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모계씨족사회 전통을 지키고 있는 모서인들과 함께 직접 고기잡이를 체험한다.
모서인들과 어울려 전통노래와 춤을 배우는 등불저녁축제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국제민주연대(www.khis.or.kr/02-736-5808)와 공정여행 전문여행사인 착한여행(www.goodtravel.kr/02-701-9071), 20대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공정여행 모임인 공감만세(cafe.naver.com/riceterrace/016-425-1663) 등이 각각 '중국 소수민족'과 '섬시리즈', '필리핀'을 테마로 공정여행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